나만의 길로 하루하루 성장하기
나의 첫 팀장님은 업무에서 능력자이자 다양한 호기심의 소유자였다. 종종 업무 시간에 뜬금없이 팀원 모두를 향해서 우주에 관한 이야기나 엉뚱한 질문을 날리셨다. 그때마다 나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답을 찾으려고 애썼는데 다른 팀원들은 영 관심이 없는 눈치였다. 그리고 가끔 점심시간에 팀원들을 데리고 회사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맛집을 찾곤 하셨다. 나는 그것이 회사 생활의 낭만으로 느껴졌고 솔직히 얘기하면 업무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아 좋은 마음도 들었다. 회식도 대단했었는데 정시 퇴근을 해서 사무실에 있었던 시간에 맞먹는 시간 동안 회식을 했다. 그래도 그때는 팀이랑 같이 있는 것이 좋아서 큰 불만으로 느끼지 않았다.
팀장님은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한참을 가만히 고민하다가 자료 공장처럼 순식간에 완성된 결과물을 쏟아내셨다. 고군분투 하는 팀원들과는 다르게 항상 여유가 있었던 능력자 팀장님.
나도 그런 사람일 줄 알았다. 나도 자연스럽게 저 팀장님처럼 여유롭게 생활하다가 중요한 일이 주어졌을 때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멋지게 일을 끝내고 인정받는 에이스 같은 사람인 줄 알았다. 차츰 깨닫게 된 것은 팀장님이 저렇게 회사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팀장님의 지난 세월의 노력과 기본적인 자질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세상에 저절로 되는 것은 없는데 참 단순하게 생각했던 내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현실을 깨닫고 나니 이 상황들이 새롭게 보였다.
'이제는 팀장님께 말리면 안 되겠다'
팀장님 보고 있으면 일을 미루고 농담하며 놀고 싶은 마음이 생기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그건 내가 그렇게 놀고 싶은 마음이 원래 있었는데 팀장님을 핑계 삼아 발현한 것 같다. 결국 나의 일도 나의 실력도 누가 대신해주지 않는다는 당연한 사실을 다시금 각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정신 차리고 업무를 배워나가는 과정에서 막연함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팀장님은 해외 지사로 발령을 받아 선임 팀원에게 팀장 업무 대행을 맡기게 되었다. 인수인계 과정을 일부 보게 되었는데 팀장님께서는 업무에 대한 엄청난 액기스을 담아 전수하고 계셨다.
'나에게는 이런 것을 알려준 적이 없는데 하실 수 있으면서 왜 안 해주셨는지...'
서운한 감정이 가득해서 기존 팀장에게도 새롭게 팀장 대행을 하실 분에게도 말씀드렸다. 그분들은 1년도 안된 사원의 의욕적인 질문을 참 귀엽게 봐주셨다. 사원과 팀장의 역할과 책임이 다르고 또한 각자의 단계에서 배우고 알아야 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내가 오버했다는 것을 깨닫고 머쓱했던 기억이 있다. 돌이켜보면 업무를 안 알려주 시는 그때가 행복했다는 사실. 실제 계속 연차가 늘어나고 직급이 생길수록 업무 범위와 책임이 넓어지는 거라 알고 싶지 않은 것들도 다 알게 되더라.
20대가 가장 불안하다는 말이 있듯이 미지의 세계 앞에서 조급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늘 그때는 깨닫지 못한다는 아쉬만 있을 뿐이다.
두 사례를 종합해 보면, 회사생활은 마냥 여유를 부리며 세월을 흘려보내서도 안되고, 그렇다고 일희일비하며 조급하게 자신을 내몰 필요도 없는 결론이다. 묵묵히 하루하루를 놓치지 않으며 충실하게 업무를 배우며 실력을 쌓아가서 하루의 성장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