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숨의시간 19화

행복보단 불행하지 않은 상태

by 잔별

누구나 행복한 상태를 원한다.


고의적으로 불행하길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고, 그래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불행은 예고되지 않은 순간에 이별처럼 뒤통수를 갈기며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준비란 걸 할 수가 없다. 오면 그냥 일단 때려 맞고 아프든 짜증 나든, 화가 나든 부정적인 감각들과 함께 비로소 현실이 된다.


더 안 좋은 건, 불행은 불안을 가져오고, 또 불안은 불행을 더 크게 부풀린다는 것이다. 벗어나지 못하면 도돌이표다. 불행의 늪이란 건 그렇다.


우리는 자주 행복을 얘기하면서도 불행에 대해 얘기하는 걸 꺼린다. 왜일까? 불행이 금기어라도 되는 걸까? 나는 불행에 대해 솔직하게 마주하고 담담하게 써 내려가면서, 그러니까 내 불행을 까서 꺼내 먹으면서 오히려 불안과 불행이 작아졌다.


불행도 행복처럼 자주 상기하고 꺼내야 한다. 감추거나 피하지 않고 마주 봐야 한다.


행복하기보단, 불행하지 않은 평온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작게 용기를 내고 때때로 에너지를 써야 한다.


불행하지 않은 수많은 보통의 날들을 위해.


가끔 행복하기보다 일상에서 불행하지 않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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