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80% 이상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시간을 쓰고, 흘려보내고 있다. 무의미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아닌 생산적인 일과 적절한 혼자만의 시간을 함께 하고 있고, 여전히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보내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살아오면서 꽤 많은 이별을 겪었지만, 그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이별을 겪고, 처음엔 넋이 나갔다가, 분노했고, 좌절했다가 슬퍼하다가 우울했다. 우울했다가 슬프다가를 반복하다가 이젠 내 삶을 받아들이자, 까지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렸던가.
사별이라는 아픔을 겪은, '아픔'이라고 표현하기엔 너무나 부족한 절망의 경험을 해야 했다. 도대체 왜 나는 이 고통스러운 경험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눈물을 삼켜야 하는지, 여전히 억울하고, 또 억울한 것 같다. 가슴에 찬 슬픔의 덩어리가 아직 너무 크다.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들을 나는, 또 감당해야 할까.
가슴속의 큰 그리움들을 어떻게 다 풀어낼까.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엔, 모든 사물들이 가라앉아 쿵 떨어져 내 마음 주위를 맴돈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한 날에,
너무나 갑자기 그리움이 밀려들고
너무나 큰 슬픔이 밀려든다.
보고 싶은데 볼 수 없고, 만날 수 없고, 영영 그가 세상에 없다는 사실을
나는 큰 그리움과 함께 절실하게 체감한다.
내 눈물이 모인 하루하루가 시간이 되고, 요일이 되고, 달이 되어,
거의 일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시간이 나를 내버려 두었으므로
다행히 그 속에서 나는 버티어냈다.
가장 큰 그리움을 알았으므로
나는 더 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게 되었지만,
나는 스스로 나의 삶을 축복하고 위로한다.
나는, 정말, 잘 견디어내고 있고,
이 그리움은, 어쩌면 다시 나를 살게 할지도 모른다. 고 생각한다.
예전의 내가 아닌,
지금의 나를 사랑하고
예전의 나를 아낌없이 사랑해 주었던 너를,
나는 무해한 마음으로 간직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