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저러니 해도 시계 생활은 계속하고 있다. 최근 빠져있는 마이크로브랜드 그루포감마(Gruppo Gamma)의 피스메이커(Peacemaker) PA-01(intowatch)
《시계인의 생활》 출간?
시계에 대한 생각을 끊을 수 없어서 조잘대던 글이 여기까지 왔다. 벌써 브런치북을 2개나 만든 자신을 칭찬하며, 나는 조금 부푼 마음을 안고 이전에 편집자로 일한 친구에게 《시계인의 생활》을 보여주었다. 브런치북 선정에는 아깝게(?) 탈락했지만 출판계에서는 내 원고의 진가를 알아줄 거라는 판단이었다.
“안돼.” 친구는 고개를 저었다.
친구의 지적에 따르면 원고의 숫자가 아직 모자라다는 문제도 있고, 계속 같은 문장이 반복된다는 문제도 있었지만 그건 어떻게든 수정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글과 글쓴이가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하긴, 나는 그저 좀스런 시계를 좋아하는 좀스런 사람이긴 하다.
글쓴이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글이라도 매력적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시계 이야기를 매력적이게 쓸 수 있을까?
지금까지 《시계인의 생활》 시리즈는 총 2권의 브런치북이 나왔고 40편의 글이 실렸다. 나는 때로는 하고 싶은 이야기를 멈출 수 없어서, 때로는 분량을 채우고 싶어서 글을 썼다. 그 과정에 내가 산 시계들을 담았고, 내가 시계와 함께한 사람과 생활을 담았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시계를 진하게 좋아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부터 어떤 글을 써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
처음부터 잘 잡힌 기획에서 시작한 글이 아니었다. 오히려 시계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시작한 글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나의 미약한 글의 독자를 위해 어떤 글을 써야 할지 고민이 된다.
재미있는 시계 글을 쓰고 싶다. 재미있는 시계인이 되고 싶다. 그런 소망을 갖고 우선 《시계인의 생활 3》을 시작해 본다. 뭐가 됐든, 시작이 반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