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 방의 선물

이환경 감독(2012) / 대한민국

by 정작가

법정영화의 콘셉트를 띠고 있는 이 영화는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상황을 영화적인 상상력으로 직조해 낸 작품이다. 우선 이 영화는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고, 때론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만들어 웃음꽃을 피우게 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관객을 울리기도 하고, 웃기게 한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시종일관 몰입을 하게끔 만드는 영화다.


예승이로 분한 아역배우 갈소원의 연기는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반면 용구로 분한 류승룡의 연기는 다소 어색한 감이 없지 않았다. 이는 배우의 자질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극의 흐름상, 6살 지능의 딸바보 아빠의 연기를 하면서도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다. 아마 감독도 이런 캐릭터를 살리려고 하기보다 극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편을 택하는 데 더 비중을 두었는지도 모른다.


<7번 방의 선물>에서 주류들은 범죄자들이다. 이는 영화가 교도소 감방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범죄자이긴 하지만 그나마 중범죄자들은 아니다. 그러기에 용구가 어린이 추행 및 살인 혐의로 교도소에 들어왔다는 사실에 분개하고 집단린치를 가하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차츰 이들은 첫 대면한 용구의 딸인 예승이 와 그에 대한 애틋한 부정의 모습에서 그가 진정한 범죄자가 아님을 직감하게 된다.


얼마 전 <부러진 화살>이라는 영화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이는 사법권을 쥐고 있는 권력이 어떤 식으로 한 개인을 위기로 몰아갈 수 있는지 명백히 보여준 영화였다. <7번 방의 선물>도 맥락은 비슷하다. 피해자가 경찰청장의 딸이라는 이유로 객관적으로 보기에도 명백히 범죄자가 될 수 없는 용구를 범인으로 몰아가는 것은 공권력의 횡포라고 할만하다.


인간의 판단에는 분명 오류가 있다. 그건 사법제도를 완벽히 이해하거나 적용하는 것과는 별개의 차원이다. 인간이 완전히 객관적이 될 수 없다는 것은, 더군다나 공권력이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은 역사를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용구의 조작된 진술서는 결국 그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 감방의 동료들이 그의 알리바이를 증거하고 노력을 했지만 그것은 권력의 정점에 있는 한 인간의 감상적인 복수심 앞에서는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죄를 지은 적도 없는 사람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수 있다는 이런 설정은 비단 영화를 통해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아니다. 우리의 암울한 정치사를 보더라도 그런 예들은 비일비재하다.


<7번 방의 선물>은 부녀간의 사랑을 통해 무한한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아울러 우리의 사법제도와 공권력이 가지는 한계에 대해서도 생각할 여지를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감동과 시사성을 겸비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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