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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차려먹은 아침밥, 46편, 추석 뒤끝

by 기차는 달려가고 Sep 30. 2023

몸 상태가 좋지 않다.

몸이 아파 종일 누워있을 때는 그나마 낫지,

정말 심하게 상태가 안 좋으면 잠을 자지도 못하고 편히 눕지도 못한다.


밤새 자다 깨다,

일어났다 누웠다,

큰 병이 걸려 병원을 전전하는 꿈까지 꾸었다.

추석 연휴로 문 연 병원 찾기가 어려운 시점인데 비상약이라도 갖고 있어 다행이다.



약을 먹으려면 뭘 좀 먹어야지.

몸 상태가 나빠지면 미각이 예민해지고 식욕이 줄어든다.

추석이라고 만들어둔 음식으로 가득 찬 냉장고를 한참 들여다보았으나 딱히 당기는 게 없네.

차례상에 올리느라 만든 탕국꺼낸다.

두부랑 대파도.

작은 냄비에 무와 고기가 든 을 넣고 끓이다가

깍둑 썬 두부를 넉넉히 넣고.

나중에 채 썬 대파를 넣는다.

간은 맛간장으로 맞추고요.


그렇게 팔팔 끓은 탕국을 그릇에 덜어 기운 하나 없는 몸에 한 입, 두 입.

따끈하고 심심한 국물은 따스하게 몸에 스며들,

고기 국물이 부풀어 오른 두부 조각은 한없이 순하고 부드러워서 까칠한 입안에서도 부담이 없다.

그렇게 두부가 넉넉한 탕국만 한 사발 떠먹었는데 충분히 배 불러서,

미리 깎아 둔 배 몇 조각 집어먹고 약을 먹는다.

당장 개운해질 것은 아니니 과를 보면서,

연휴에 문 연 병원이 있는지 찾아봐야지.



명절이라고 맛있는 음식을 여러 가지 만들어두면 확실히 편하다.

밑반찬을 그리 반기지 않는 입맛이라,

명절에 묵직한 요리를 평소 분량보다 훨씬 많이 만들어두니 며칠은 밥 먹기가 쉽다.

대신 몸 상태가 바닥이라,

결국은 제로섬게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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