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주 차
250324 뿌연 하늘
+ 냥이들 비둘기 접견시간인데 미세먼지가 심해 창문 열기가 두렵다. 청소기를 돌리려다 빗자루와 밀대를 가져와 먼지를 쓸고 닦았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 절전과 반찬이 상하는 걸 막기 위해 냉장고에 냉기 차단 커튼을 만들어 붙였다. 빨리 산불이 꺼지라고 기우제도 올렸다.
250325 후추 뿌린 거 같은 하늘 (에취)
+ 아침부터 냥이들의 양치 거사가 있었다. 이산가족 상봉모드로 부둥켜안고 사정사정 칫솔질을 이어나갔다. 단전에서 끓어 올린 일 년 치 칭찬을 다 소진했다. 그래도 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다. 녀석들 입안도 후련하겠지.
250326 비나이다.. 비, 나이다
+ 밤사이 산불이 더 확산되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나 누런 하늘을 보며 영화 인터스텔라가 떠올랐다. 지구도 인간들끼리 싸우는 꼴을 보니 천불이 나나보다. 더 나은 쪽으로 향하는 싸움이 되길… 오는 식목일엔 국회위원들과 시위대분들이 사이좋게 산에 가서 나무도 심고 도시락도 나눠 먹었으면 좋겠다.
250327 사계절 총집합
+ 울기 직전의 하늘인데 비가 오지 않는다. 그래도 습하니 불길을 잡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한낮엔 덥고 새벽엔 춥다. 바람에 날리는 낙엽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리면 여기저기 꽃봉오리가 보인다. 사계절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 기분이다. 김장김치와 봄나물을 섞어 비빔밥을 먹여야 할 거 같다.
250328 자꾸 하늘을 보게 하는 날씨
+ 며칠째 숲이 화를 내고 있다. 카카오톡 같이 가치에 댓글을 남기면 100원이 기부된다고 해서 댓글을 남기고 다른 글에도 좋아요를 눌렀다. 포인트와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모아 해피빈으로 소방관분들을 돕는데 뜻을 보탰다. 금 모으기 하는 마음으로 희망의 비구름이 몰려오길 염원했다. 소중한 영웅들이 다치지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오길 기도했다. 대통령과 정치인들, 헌재판사, 학업을 중단한 의대생들… 우리 모두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250329 바람이 멈추기를
옆동네 원동 마을에 다녀왔다. 모처럼 조용한 카페에 가 책도 원 없이 읽고 왔다. 겨울도 아니고 봄도 아닌 이상한 날씨에 꽃들도 뭔 일이라며 두서없이 우왕좌왕 피어나고 있었다. 조그만 마을 봄맞이 축제들이 하나 둘 취소된다는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다시 추워진다고 하던데, 어쩌면 우리가 겨울 속에 무언가 빠트리고 온 게 아닐까…? 다시 잘 찾아 제자리로 돌려놓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렇게 둘러둘러 집으로 돌아오는 길, 우리 동네 벚꽃이 제일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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