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일기 12. 오늘은 딱 20%만

25년 9월 17일

by 정둘


과거 회사생활 시절

나에게 많은 역할이 주어졌을 때,

처음엔 신났다.

그래,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자.

다 나에게 도움이 될 거야.


하지만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이 생겼다.

하지만 이 어려움을 상사나 동료에게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못했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위축되고,

끙끙 앓다가 결국

나에게 주어진 이 기회가 원망스럽게 여겨졌다.


지금 돌이켜보면,

난 회사에서 긴장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꽤 자주.

남들에 비해 쉽게 긴장하는 성향이 있다는 건 회사 생활을 하면서는 몰랐다.

알게 된 건 작년 호주에서였다.


나는 운이 좋게도 호주 현지회사에서만 일을 했었는데,

그러다 보니 외국인들 틈에 둘러싸여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중에 한 두 명 한국인 동료들도 있었는데,

나와 비슷한 시기에 같이 일을 시작한 그 친구들은

항상 나보다 여유가 넘쳐 보였다.

심지어 내가 영어를 더 잘했음에도,

나는 늘 혹시 실수하진 않을까,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건지 확인하느라

늘 여기저기 물어보러 다녔었다.


그 한국인 친구들과 나는

똑같이 외국인 신분이었지만,

그들과 나의 긴장도는 달랐다.

일을 잘 해내려고 어찌나 긴장했었는지.

난 그때서야 알았다.

아, 내가 남들에 비해 긴장도가 높은 편이구나.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할 때는 몰랐다.

그저 내게 주어진 환경 탓을 하기에 바빴고,

상황이 문제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문제는 내게 주어졌던 기회가 아니라,

실수 안 하려는 마음이 낳은 높은 긴장도가 문제였다는 걸.


그러니, 앞으로 무얼 하든,

어디에 있든,

스스로 알아채자.


긴장되고, 위축되는 것 같다 싶으면 멈추자.

멈추고, 다시 떠올리는 거다.


'나 또 120% 하려고 하고 있네.'

잘하려는 마음 내려놓고, 숨을 깊게 쉬자.

'20%만 해보자. 일단 오늘은 20%만 해보는 거야.'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다른 사람들이랑 잡담을 좀 나누자.

그러면서 내 속에 꽁꽁 얼은 이 얼음을 다시 녹여내자.


다른 생각하지 말고,

오늘은 딱

20%만 해보는 거야.



오늘의 칭찬일기.


1. 내 일과는 아침 6시에 기상해 수영수업을 다녀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예전에는 수영 다녀와서 30분 정도 낮잠 자는 시간을 가졌었는데, 이번 주는 낮잠을 안 자고 있다. 30분이더라도, 이게 은근히 컸나 보다. 알바 다녀오고 나니, 오늘 좀 피곤해서, 잠시 잤다. 잠시 자고 일어났는데도, 아팠던 다리가 가뿐하다. 역시 잠이 보약.

앞으로 2-3주는 이렇게 보내야 할 것 같은데, 매일은 아니더라도, 한 주의 중간쯤인 수요일? 쯤엔 한 번씩 이렇게 낮잠을 자는 요일로 지정해 두어야겠다. 스스로 컨디션 체크하면서 조절할 줄 알게 된 거 같아 기쁘다. 내 몸은 내가 잘 살펴야지. 칭찬한다 나 자신!!

2. 지금 뭘 준비하고 있는데, 또 내 패턴이 나올 뻔했다. 여기서 말하는 내 패턴이란, 시작할 때부터 너무 힘을 주는 거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주 내에 뭔가를 분석해서 개선안을 내야 하는 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 근데 무언갈 분석하다 보니, 이게 제대로 되고 있는 게 맞나? 싶은 불안한 마음에, 이 주제를 다룬 책을 읽어볼 뻔했다. 뭐 물론 책을 읽는 게 도움은 된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있고, 이번 주 내에 완성해야 하는 제한이 있기 때문에, 지금 책을 읽는다면, 백퍼 이번 주를 넘기게 된다. 또, 나의 '완벽하게 시작하자' 패턴에 빠질 뻔했다. 나에게 필요한 건 일단 완성은 시켜두고, 디벨롭은 추후에 시켜보는 거다. 그래도 다행히 알아채서 다행이다. 나의 패턴을 알아채고, 이에 맞게 대응한 나. 잘했다. 앞으로 뭘 하든, 이건 큰 자산이 될 거야.

3. 이번 주부터 자기 전 밤산책을 30분 정도하고 있다. 선선한 날씨라고 하지만, 돌아올 때쯤엔 땀이 나 있다. 돌아와서 샤워하고, 침대에 누우면 참 좋다. 오늘도 밤산책 다녀와야지. 밤 산책 다시 시작한 나 잘했다!!



오늘 하루도,

살아내느라 고생 많았어.

오늘 밤 푹 자자!



이거야말로 전화위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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