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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놀룰루 Oct 22. 2023

여행자의 삶을 살며, 여행자의 삶을 꿈꿨어요.

내 삶의 빛나는 순간을 바라봐주세요. 

반노반행 이라는 삶의 이름을 지어주기 전까지 나는 계속해서 여행자의 삶을 꿈꿨다. 

유튜브 속의 빠니보틀, 원지의 하루, 곽튜브 혹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봐왔던 여행을 하며 돈을 버는 디지털 노마더 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말이다. 

나도 저들처럼 여행자의 삶을 제.대.로 살아보기 위해 많은 '사전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경제적 독립, 퍼스널 브랜딩 따위의 키워드를 공부하며 수 많은 성공담과 그렇게 되는 방법을 고민해 왔다. 

하지만 돌아오는건 그들 처럼 되지 못하는 나의 작은 모습 뿐이었다. 


이 글을 쓰다 문득 '나는 이미 5년동안 여행을 한 여행자였네?' 라는걸 깨달았다.

맞다. 나는 이미 여행자 였다.

내가 생각한 여행자의 틀, 내가 꿈꾸는 그 모습에 부합하지 못했기 떄문에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 뿐이다.

나를 여행자로 인정할 수 있게 된건 외부에서 말하는 정답을 찾는 일을 멈추기 시작하면서 였다.

외부로 향하던 시선을 다시 나에게로 돌려 나의 여행과 삶을 들여다 봤다. 하나 둘 키워드를 찾아 봤고 '반노 반행'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리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하나 둘 여행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키워가고 이 브런치 글을 쓰는 것이었다. 내 삶에 이름을 붙여 주고 이야기를 써내려가다 보니 나도 내가 꿈꾸던 여행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름을 불러주기 전까지 그저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던 그 존재처럼

스스로의 삶에 의미를 담고, 이름을 붙여주니 그럴싸한 삶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내가 꿈꾸던 그 들의 삶이 그처럼 빛나 보일 수 있던 이유도, 끊임없이 스스로의 삶을 기록하고 표현 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니 삶을 더 밝게 비추기 위해서 나의 삶에 이름과 이야기를 담아내는 과정을 시도해 보자. 


태국의 치앙칸으로 가는 첫차를 기다리며 노숙, <르이 버스정류장>


'내 삶은 특별한게 없어' 

종종 친구들은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특별하지 않은 자신의 삶을 하소연 한다. 그리고는 나에게 여행을 떠난 나의 삶과 비교하며 더욱 자신의 삶을 한탄하는 말을 쏟아낸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 내가 느낀건 우리의 삶은 어디서나 빛나고 있다는 것이었다. 내 삶도 그들의 삶도 반짝 반짝 빛나고 있지만 그걸 본인만 모르고 있을뿐이다.

 

4년전 태국여행 중 인스타피드를 보다가 여행을 떠나기전 보고 왔던 친구의 갓난 아이가 몇달만에 훌쩍 커버린 모습을 본적이 있다. 그때 문득 삶이 너무 다채롭고 아름답다 느껴졌다. 


한 회사에서 꾸준히 일을 하다가 과장으로 승진한 친구의 일상도, 

아이를 키우며 함께 무럭무럭 자라나는 친구의 일상도, 

애인과 함께 꽁냥꽁냥 사랑을 나누는 따뜻한 친구의 일상도, 

매일 같이 반복되지만 언제나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부모님의 일상도,

하나같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반짝 반짝 빛나고 있었다. 


타인의 삶을 부러워 할 필요가 있을까? 어떤게 더 멋진 삶이라고 정답을 내릴 수 있을까? 

사람은 모두 자기만의 삶, 가치관과 태도를 가지고 살아간다. 모두가 겪어온 시간이 모두 다르고 타고난 성향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같은 삶의 방식은 절대 없다고 생각한다. 결국 비슷해 보이지만 모두 다 다른 삶의 방식을 살아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의 삶을 살아갈 수 없고, 그들은 나의 삶을 살아갈 수 없다. 내가 가 생각하는 삶의 우선순위가 모두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저 타인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을 살아가는것, 그 속에서 그 삶에 의미와 이름을 붙여주다 보면 어느샌가 비교 불가의 멋진 삶을 살아가는 삶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니 외부로 향하는 시선을 거두어, 내 안의 삶을 들여다 보기로 하자. 그 것들에 이름을 불러주는건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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