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예쁜 타운 리엔도

5.22 수 맑음

by 이프로

Castro Urdiales-Liendo 24.14km


5:30 기상. 6:16 출발.

어제 사둔 우유와 과일, 치즈, 빵으로 아침을 먹었다.

35유로짜리 오스딸에서 자느라 지출이 컸지만 가끔씩 이렇게 시설이 나은 숙소에서 하루 쉬면 묵은 피로가 날아간다.


원하는 시간에 잠자리에 들 수 있다는 것, 불을 끄고 싶을 때 끄고 켜고 싶을 때 켤 수 있다는 것, 휴대폰에 저장한 음악을 이어폰을 사용하지 않고 소리 나게 들을 수 있다는 것, 냉수와 온수 사용이 자유롭고 개인 샤워실과 화장실 이용이 가능하다는 것, 한국의 가족과 스피커폰으로 영상통화를 할 수 있다는 것, 팬티 바람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것 등 도미토리 숙소에서는 불가능한 여러 가지가 오스딸이나 호텔에서는 가능하다.

운이 좋으면 욕조가 있는 숙소도 만날 수 있는데 이럴 때면 물을 받아두고 뜨끈한 물속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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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트기 전 오스딸을 나선다.

한적하고 좋다.

내 앞에는 캐나다 중년 남자 둘이 걷고 있는데 지나치게 가까운 모습이 '게이'인 듯싶다.

이제는 다른 이의 성적 취향에 언급하는 일 자체가 금기시된 세상이니 괜히 눈길을 주는 것조차 편하지 않다.

빠르게 그들을 패스 해서 지나친다.


어제 풍광 좋은 곳들을 서둘러 지나친 것 같아서 이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충분히 여유 있게 즐겨도 좋다.

오늘도 스페인 북부 해안가의 절경은 끝없이 이어진다.

매일매일 엄청난 풍광을 대하니 할 수만 있다면 모아두었다가 궁할 때 하나씩 꺼내서 보고 싶다.

이런 곳을 거주지로, 고향으로 둔 바스크 사람들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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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빼고 터벅터벅 걷다 보니 어느새 리엔도 알베르게 도착.

어제의 보상인지 이제까지 묵었던 그 어느 알베르게 보다도 동네 여건과 알베르게 시설이 좋다.

동네가 작아서 손바닥만 한데 슈퍼 하나, 카페 하나, 식당 하나, 교회 하나가 있다.

작지만 실해서 원하는 대부분의 것들을 불편 없이 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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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게는 눈이 번쩍 뜨일만한 것이 있으니 바로 공짜 세탁기와 건조기이다.

밀린 빨래와 재킷 등 큰 빨래를 해서 뜨거운 스페인 햇살 아래 말렸다.

부엌도 불편 없이 식기와 주방용품 등이 구비되어 있어서 모든 이들이 즐겁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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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엔도 로컬 와인과 토마토, 치즈, 소시지를 사다가 고추장과 함께 먹었다.

같은 식탁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독일 아줌마가 자신이 마시던 리오하 와인도 한 잔 따라 주길래 얻어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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