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에 빠진 동화 0347 서로 돕고 살아야 해!
3. 서로 돕고 살아야 해!
태풍이 지나간 들판은 고요했어요.
개미들은 죽은 곤충을 찾아다녔어요.
무너진 집 앞에서 우뚝 서있는 곤충들도 많았어요.
"히히히!
여기 봐봐.
여기도 죽은 벌레가 있어.
아주 맛있는 귀뚜라미야."
일개미 한 마리가 친구들을 불렀어요.
개미들이 죽은 귀뚜라미 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띠띠(들쥐대장)와 들쥐들도 또리 집을 나와 들판 한가운데로 향했어요.
아카시아 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는 들판 한가운데는 태풍이 지나간 흔적이 가득했어요.
작은 나무가 뿌리째 뽑혀 뒹굴고 어디서 온 것인지도 모를 쓰레기들이 한가득 있었어요.
"이봐!
청소부터 해야지.
우리가 살아갈 터전이잖아."
나이 많은 들쥐였어요.
희망을 잃고 멍하니 서 있는 들쥐들을 향해 외쳤어요.
"아카시아 나무 아래부터 치우자!
낮에 뜨거운 태양을 피할 수 있을 거야."
"난!
부러진 나무를 치울 거야.
누가 도와주면 좋겠어."
"내가 도와줄 게!"
"나도!
나도 도와줄 게."
들쥐 세 마리가 뿌리째 뽑힌 나무를 향해 걸었어요.
남은 들쥐들도 들판 청소를 시작했어요.
일개미들은 신났어요.
들판 이곳저곳에 죽은 벌레가 많았어요.
"여기!
지렁이도 있어.
살아있어."
"개구리도 죽었어!
황소개구리야."
일개미들은 큰 먹잇감을 찾았어요.
옮길 수 없는 먹잇감 부근에 새로운 집을 지었어요.
땅을 파고 먹잇감을 숨겼어요.
또리와 쇠똥구리는 들판 이곳저곳을 다니며 똥을 찾았어요.
그런데
태풍이 지나간 들판에서 똥을 찾을 수 없었어요.
"없어!
강풍에 날아갔어.
며칠 지나야 똥이 있을 거야."
또리는 쇠똥구리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맞아!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한 동물들이 똥을 싸진 않을 거야.
집으로 가자."
쇠똥구리도 똥 찾는 일을 포기하고 집으로 향했어요.
"난!
들쥐들에게 가봐야겠어.
집을 새로 짓는 들쥐들을 도와줄 거야."
하고 말한 또리는 들판 한가운데 아카시아 나무를 향해 달렸어요.
장미꽃 넝쿨 위로 무당벌레 한 마리가 기어갔어요.
그 밑으로 일개미들이 커다란 지렁이 주변에 개미집을 짓고 있었어요.
"지렁이는 욕심내지 마!
새들도 먹고살아야지."
무당벌레가 크게 외쳤어요.
"히히히!
새들은 죽은 지렁이 먹지 않을 거야."
일개미 한 마리가 무당벌레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무슨 소리!
죽은 시체가 없으니까 우릴 잡아먹잖아."
"그러니까!
새들을 조심해.
잡아먹히지 말고 말이야."
일개미들은 열심히 땅을 파헤쳤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죽은 지렁이는 땅속으로 묻혔어요.
띠띠는 친구들과 들판을 깨끗이 청소했어요.
집을 새로 짓는 들쥐들도 많았어요.
또
산비탈이나 개울가로 이사 가는 들쥐들도 많았어요.
"띠띠!
어디에 지을 거야?"
띠띠를 졸졸 따라다니던 들쥐 나나었어요.
"여기서 살 거야!
난 아카시아 향기가 좋아.
들판이 잘 보이고 태양이 지는 것을 볼 수 있어."
"그럼!
나도 이곳에 집을 지어야지."
나나도 아카시아 나무 밑에 자리를 잡았어요.
들쥐 몇 마리가 나나 옆으로 땅을 파고 집을 지었어요.
금방이라도 아카시아 나무가 뿌리째 뽑힐 것 같았어요.
들판이 살아난 듯 보였어요.
꽃들도 기지개를 켜고 활짝 꽃망울을 터트렸어요.
또리는 새집을 짓는 들쥐들을 도와줬어요.
띠띠는 서로 돕고 살아야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동안
또리를 괴롭히고 욕한 걸 후회했어요.
멀리
쇠똥구리가 똥을 굴리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