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28. 조직의 테트리스

by 뉴작

매년 12월 초는 제가 있는 이곳 보도국의 인사철입니다.

기자들의 직책과 보직이 다시 재정비되는 시기입니다.

인사철이 다가오면, 뉴스의 큐시트가 헐렁해지기 시작하기도 하고,

무언가 사람들의 알 수 없는 내적 싱숭생숭함이 느껴집니다.

방송작가인 저는 프리랜서이니,

이 모습을 다소 관찰자 시점에서 보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같이 일하는 조직의 사람들이 변하는 것이니,

당연히 그런 기운이 전달받아지는 것도 현실입니다.

특히나 저같이 코너를 담당하는 작가들은 ,

혹시나 우리 담당 기자가 바뀌지는 않을까?

혹은 바뀐다면 합이 잘 맞을 수 있는 파트너가 오길 기도하기도 합니다.

저도 이런 일을 이제 10년 넘게 겪었는데도,

매번 인사철의 쫄깃한 마음 상태는 여전합니다.


인사가 나는 걸 소위 방송국에선 '방이 붙는다'라고 표현합니다.

방이 붙기 전, 각 부서마다 리더급 사람들의 하마평이 무성합니다.

회사 사람들 중 혹자는 그런 하마평이 일종의 여론몰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방은 윗사람들부터 나기 시작합니다.

위가 정해지면, 아마 분주히 아랫사람들이 정해집니다.

예전엔, 기자들 중에 일명 '우량주'라고 불리는 기자들은

서로 차지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아무래도 조직에서도 사람이 중요하니,

좋은 사람들 혹은 자신과 맞는 사람들을 차지하려고

각 부서 리더들은 분주하다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회사에서 사람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수많은 기자들을 적재적소의 자리에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일 년 농사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특히나 팀플이 중요한 방송국 조직에선 더더욱 그렇지요.


그건 작가들의 세계도 마찬가집니다.

단순히 내 말을 잘 들어주는 선배 작가,

무조건 내 말을 잘 듣는 후배 작가가 중요한 건 아닙니다.

물론 소통이 잘되는 조직이 시너지는 더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만,

각자의 캐릭터가 달라도 융화가 잘되는 팀이 있기도 하고,

무언가 조화로워 보이는데, 결과가 안 나오는 팀도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의 효율성에선,

각자의 역할 배분이 중요합니다.

병렬적 팀플인 경우에는,

각각의 개인이 맡은 바 소임을 다할 때

조직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고,

피라미드적 팀플인 경우에는,

위의 누군가를 위해 밑에 사람들이 잘 서포트를 해줘야 합니다.

물론 아래를 받쳐주는 사람들은 각기 역량이 다양하게

제각각인 사람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희생과 배려가 더 따를 수도 있다고 생각되지만,

맨 위의 누군가가 빛이 난다면,

그 조직은 어느 조직보다 월등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조직의 사람을 배치하는 '인사'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야긴, '인사'가 가장 어렵다는 이야길 수도 있습니다.


이번 인사는 큰 조직개편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다행히 팀은 같지만, 부서가 달라졌습니다.

부서 이름도 바뀌고, 일하는 공간도 이동을 하니,

무언가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 같습니다.

조직의 사람들도 다수가 바뀌었습니다.

환경이 변하니, 무언가 새로운 시작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물론, TV 뉴스의 기능보다 뉴미디어를 강화하는 부서이니,

새로운 시도와 새로운 것들에 대한 도전은 분명합니다.


각각의 모양이 다른 테트리스 조각을

회사는 각 부서에 배분시켜놨습니다.

내년 2022년도의 결과는,

방향키를 우리 구성원들이 어떻게 조작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부디 우리 팀도 마지막은 complete로 경쾌한 음악과 함께

커튼을 잘 치길 바랄 뿐입니다.

자, 이제부터 테트리스를 시작해볼까요?




< 오늘의 속삭임>


어떤 사람에게 무언가가 의미 있다는 것은

그 무언가가 그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에 닿아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가치는 끊임없이 추구의 대상이라는 점에서

곧 결핍입니다.


'재미의 발견' - 김승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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