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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세량 Apr 25. 2019

오늘도 난 잠들지 못한다.

아침이 싫은 우리.

잠이 오지 않을 때가 있다.


이렇게 날을 세면 분명 다음날이 힘들고 일상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알면서도 좀처럼 잘 수 없을 때가 있다. 비단 나만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현대인들에게 불면증은 흔한 질병이다. 장기적이기도 하지만 단기적인 경우도 많다. 


왜 우리는 이렇게 잠이란 녀석과 대면 대면해진 걸까?

고민이 있거나, 몸 상태가 안 좋거나 등등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그 바탕에는 오늘을 보내고 싶지 않은, 그리고 내일을 맞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오늘이 지나면 내일이 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정해진 시간의 개념을 떠나 하루가 넘어가는 분기점은 결국 잠이다. 자고 일어나면 오늘이 끝나고 내일이 온다. 겨우 오늘 하루를 넘겼는데 또 지긋지긋한 내일이다. 이렇게 자고 나면 주말이 지나버리고 출근해야 할 때가 다가온다. 이 두려움이 우릴 잠들지 못하게 한다.


다음날 고민스러운 일이 있을수록, 뭔가 예정된 약속이 있을수록, 또는 오늘이 행복했을수록 이런 증상은 더 심해진다. 머리로는 자야 함을 아는 데 몸은 이를 거부한다.


물론 내일이 기대되어 밤잠을 설칠 수도 있다. 어린 시절 소풍날을 앞두고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슬프게도 크면서 내일이 기대되는 경우는 줄어든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는 노래가 있다.

                               

[밤은 깊어 가는데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잠은 오질 않는데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새벽이 밝아오는데 기상시간은 정해져 있다.]


이 노래의 가사 딱 잠을 설칠 때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 하다.


난 이럴 때 그냥 잠을 포기하곤 한다. 압박을 느끼면 느낄수록 잠은 더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놓아버린다. 그렇게 마음이 편해지니 그때서야 잠이 오기도 했다. 


물론 날을 새우는 날도 많았지만 말이다.

사실 이를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기대하며 잠들 수 있는 내일이 많아지는 거다.


이불을 붙잡고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잠과 씨름하지 않는, 오늘이 가는 것이 아쉽지 않고 기대되는 내일이 많아지는 것,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언젠가 그런 날이 많아지길 기도하며 난 다가오는 밤을 맞이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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