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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세량 Apr 17. 2019

당신 탓이 아니에요.

우리에게 건네는 위로의 한마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내 잘못이 아닌데도 내 잘못이 될 때가 있다.


처음에야 똥 밟았다 생각하고 넘긴다지만 이게 묘하게 반복되면 점차 자괴감에 빠진다. 분명 틀린 부분이라 지적했음에도 '깐깐한 사람' '융통성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경우도 흔하다.


이럴 때 답답한 마음에 누군가에게 상담을 하면 돌아오는 말은 늘 한결같다.


'어떻게 하겠어. 네가 버텨야지.'

'네가 마음을 좀 고쳐보면 어떨까?'

'그냥 대충 넘어가. 네가 유난스러운 거야.'

개인이 다수의 의견을 거스르거나, 다수의 분위기에 반하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개인에게 변하라 주문하고 받아들이라고 충고한다. 대다수는 여기서 한 숨을 쉬며 변화하거나 그냥 단체의 일원이 되는 길을 선택한다.


하지만 그래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개인이 아무리 변하고, 아무리 달라져도 다수가 달라지지 않으면 똑같은 문제는 계속 발생한다. 그리고 그때도 그 문제가 내 탓이 된다면 그때 느끼는 자존감의 상실과 자괴감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한다.


말을 해도 듣지 않는다.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렇게 한 개인은 지쳐가고 메말라 가는 거다.

심리상담을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상담사들은 힘들고 괴로운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라 말한다. 본인의 마음가짐과 상황을 바꿔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면? 바꾸려고 해도 환경이 따라와 주지 않는다거나, 환경이 바뀔 수 없는 상황이라면? 그럴 경우 그 사람은 자신의 탓에 눌려 자존감을 잃고 깊은 자괴감에 빠진다. 모든 게 내 탓이니 결국 나만 문제라고 생각하게 되는 거다.


극단적인 비유일지 모르나 우린 분명 그런 감정을 겪을 때가 꽤 있다. 그럴 때 한 명이라도 누군가는 이렇게 말해줘야 한다. '당신 잘못이 아니다. 당신은 충분히 노력했다.'라고 말이다. 설령 그게 나 자신이라도 말이다.

가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듣기 좋은 말만 들어서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라고 말이다. 그런 건 현실을 회피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듣기 싫은 말은 듣기 싫어도 많이 듣는 세상이다. 그러니 누군가는, 하다못해 적어도 나 자신은 나에게 듣기 좋은 말, 위로의 말을 해줘도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난 말한다.


'당신은 오늘 충분히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당신의 탓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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