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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카치 Feb 06. 2021

7. 소소한 홍은동 산책 하나

누구에게도 해가 되지 않는 나 홀로 걷기

https://youtu.be/B0Rr1OxNoEc


홍은동 포방터시장 앞

포방교에서 물길을 따라

홍지문 방향으로 걸어보자.

벽면으로 이어진 소박한 그림이

개천과 어우러져,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지극히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도무지 국적을 알 수가 없는 곳이다.


걸을수록 커다란 산이 가까워진다.

그래서인지 주변의

다른 개천 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홍지문에 가까워지면

원시적이고 거친 무엇이 느껴져서

살짝 두려운 마음까지 생긴다.


<사소한 이야기 1>


옥천암!

서울 도심 주변에

이런 곳이 있다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구차하게 사찰의 역사나

설명 따위를 곁들이지 않겠다.

그저 눈으로 즐기고

마음으로 느끼면 될 것 같다.


<사소한 이야기 2>


홍제동 개미마을은

이전에 메모장 어딘가에

적어놓았던 곳인데,

이 글을 쓰면서 처음 방문하게 되었다.


여기부터 개미마을이다.

이곳은 과거

엄청난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에 등장했었다.

최신 화제작 ㅊ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 날 하늘이 참 예뻤다. 바람까지 살랑~


시간이 안 맞는 시계가 무려 세 개나 모여 있다

올라가는 길이 꽤 빡센데,

언덕이 두려우신 분은

서대문 07 마을버스를

이용하시면 된다.


홍은동 근처에서>


극장에서 팝콘을 팔 듯

퇴락한 놀이동산에서는 핫도그를 판다.

ㅁ핫도그처럼 막 튀겨낸 것이 아니라

기름과 먼지가 뒤범벅이 된,

그런 핫도그 말이다.


몸에는 무지 나쁠 것 같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식어빠진 옛날 핫도그를 곧잘 사 먹는다.


음식이란 맛과 영양 못지않게

기억과 추억도 중요한 거니까.

어린 시절, 나는 놀이동산에서

그리고 수영장에서

늘 핫도그를 먹었으니까.


반면 재래시장에 가면

일단 호떡 가게를 찾는다.

기름기가 많지 않고

견과류도 거의 들어있지 않은,

옛날 호떡을 입에 물고 

나는 포방터 시장을 걷는다.


시장 앞에 위치한

단독주택에서 태어나고 자란 탓에

나는 지금도

시장에 가면 마음이 편해진다.


엄마 손을 잡고 떠나는 장보기 여행은

당시 내게 유일한 외출이었다.

어쩌다 시간에 쫓겨,

엄마 혼자 시장에 가시면

마루에 누워 서럽게 울곤 했다.


나에게 시장은 하나의 세계였다.

그곳에는 사람도 많았고

신기한 물건도 많았다.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란 음식은 죄다 모여 있었다.


분식집 앞을 떠나지 못하는,

애절한 눈빛의 나를

가엽게 여기신 엄마는

간혹, 아주 간혹

불량식품을 허락해 주셨다.

짐작하시겠지만

그 아이템 중에는 호떡도 있었다.


홍제천의 아이들 작품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의 집콕 생활이 지겨워서

성년이 되자마자 그렇게 여기저기를

싸돌아다녔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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