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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네카 Dec 20. 2020

꿈, 자유의지는 무엇일까?

우리는 누구일까

   

  어젯밤 꿈을 꾸었다. 그런데 그냥 꿈이 아니었다. 바로 꿈속의 꿈. 섬뜩한 광경에 놀라 깼고 안도한 상태에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것마저 꿈이었다. 깨고 난 30초 동안은 너무나 생생한 나머지 멍한 기분마저 들었다.


   꿈은 그저 내면의 무의식이 반영된 무형의 산물일 뿐인 걸까? 신기한 점은 꿈에선 현실과는 너무나도 동떨어진 생소하고 낯선 주거 환경, 주변 관계, 사회적 위치에 있더라도 그게 너무나 당연한 듯이 인식된다는 것이다. 마치 계속 그런 환경에서 지내왔고 적응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넷플릭스에서 오랜만에 즐겨보게 된 드라마가 있다. 바로 블랙미러라는 드라마인데 가까운 미래에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인간 사회가 맞닥뜨릴 정치적, 사회적 갈등의 다양한 사례들을 나열한다. 주로 과학의 순기능보단 역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가장 최근에 시청한 시즌3에서의 ‘베타 테스트’는 뇌과학이 극도로 발전한 미래가 배경이다. 주인공의 목 뒤에 작은 칩을 이식해 그의 뇌에 접속한 사기업 연구회사는 꿈보다 더 생생한, 현실에 가상이 합쳐진 그만의 세상을 창조한다. 


   그 가상 속에서 주인공은 실제와 같은 고통을 느끼고 익숙한 주변 인물들과 교류하고 자신이 평소 두려워하던 수많은 환영을 목격하는 등 그 속에서 빠져나오려 발버둥 치지만 결국 테스트 도중 울린 핸드폰의 진동 소리가 뇌파를 교란하여 뇌 작동이 멈추게 된 나머지 실제 세계에서 비참한 죽음을 맞는다.


   너무나도 섬뜩한 사례였다. 우리의 뇌와 의식, 꿈 사이에 어떤 연관, 인과 관계가 있는지 점차 밝혀진다면 이를 악용할 수 있는 사례들은 널려 있다. 이전 유발 하라리의 호모데우스, 매트릭스 리뷰 당시 언급했듯이 현재 자유의지 역시 매우 흥미로운 논쟁거리다.


  

   우리에게 자유의지란 존재하지 않으며 뇌의 생화학적 설계(무작위성과 결정론적 작용)가 욕망을 생성하고 그저 우리는 거기에 반응할 뿐이라는 뇌과학 연구결과 사례가 갈수록 늘어난다. 정말 우리 인간은 설계된 욕망에 따라 반응하는 무력한 존재인가. 만일 뇌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전기적 신호가 인간을 조종한다는 주장이 백 퍼센트 사실로 입증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그렇다면 꿈과 자유의지는 아무 관계가 없는 걸까? 꿈 역시도 뇌의 전기적 작용으로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일 뿐일까? 살면서 이 세상이 정말 기나긴 꿈이 아닐까 생각한 적이 여러 번 있다. 너무 힘든 일을 겪었을 때나 믿기 힘들 만큼 행복한 경험을 했을 때나 말이다. 일론 머스크는 이 세상이 거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인류가 가상의 세계 속에서 머물고 있다는 것. 이 말은 허무맹랑한 주장일까.


   인류는 언제나 자신들의 무지와 편견의 장벽을 뛰어넘어 새로운 진리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진리의 산물을 겸허하게 수용하여 이를 발판 삼아 눈부신 문명사회를 이룩했다. 하지만 외부 세상이 아닌 자신들 내부의 진실을 알게 된다면? 그때도 모든 걸 받아들일 수 있을까. 흔히 말하듯 모르는 게 약인 걸까. 지금 우리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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