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정신과전문의 서천석 선생님의 책 <하루10분 내 아이를 생각한다>는
제 인생 책이에요.
이 책에는 부모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한 짧은 글이 실려 있어요.
글은 짧지만 빨리 읽지 못해요.
글이 깊어서.
이 책의 제목처럼 한 문단 읽고 10분 정도는 생각을 해보게 되거든요.
서천석 선생님은 혼내는 육아서는 싫어하신대요. 인간은 잠깐 혼난다고 고쳐지지 않는 존재라고요.
공감해요.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건 고민과 궁리 그리고 성찰 아닌가요.
이 책은 부모가 있어야할 위치와 관점, 태도 등 다양한 면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들어요.
제가 생각해보지 못했던 점까지 정확히 짚어내고
제가 갈등하던 지점을 알아채고는 방향성을 제시해줍니다.
이 책을 읽고 부모의 태도는 어떠해야하는지 확실히 알았어요.
첫번째로 제가 인용한 문장
"부모는 아이를 '당장' 변하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결국' 변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제 시선이 머무는 곳에 이 문장을 써서 붙여놓았습니다.
ADHD 아이를 키우며
더더욱이 이 문장의 힘을 크게 느낍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필사를 하게 되었고
필사한 수첩을 늘 가방 속에 넣고 다녔어요.
틈이날 때마다 수첩을 꺼내 제가 써놓은 문장을 읽으며
되뇌이고 곱씹어보았어요.
필사를 즐겨하지 않았는데, 이 책을 계기로 필사의 힘을 알았습니다.
필사는 쓰는 행위보다
내가 써놓고 계속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인거더라고요.
아쉽게도 이 책은 절판되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어요.
저와 함께 읽으며 잠깐이라도 생각에 잠겨보는 2025년 새해를 맞이하시면 어떨까요.
제가 필사했던 문장과 제 생각을 아래 정리했습니다.
"부모는 아이를 '당장' 변하게 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결국' 변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아이 옆에서 끝까지 함께 버텨주는 사람.
그것이 부모의 역할.
"아이의 삶의 틀을 잡아주고 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통제권 다툼보다는 영향력 확보가 쉽고도 남는 장사입니다."
아이에게 통제권을 행사하는 건 쉽다.
그러나 부모의 권위로 우리가 진정 해야할 것은 영향력을 주는 것이다.
이 원리는 비단 부모와 자식 관계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통한다.
나에게 주어진 권위를 우리는 넘 쉬운 방법으로만 쓰려고 한다.
그러나 사람을 성장시키는 진정한 방법은 나의 영향력을 주는 것이다.
"유대인 교육에서는 권위를 가진 부모이기에 아이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반면에 한국은 권위를 가진 부모이기에 아이가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차이일까요?
큰 차이입니다."
내가 부모로 권위가 있는 쪽이기에 나는 아이의 말을 더 잘 들어야 한다.
이 방향이 맞다
"부모는 대화를 늘린 게 아니라 질문을 늘렸고
아이는 부모의 부담스러운 질문에 답하고 싶지 않았을 뿐
대화는 우선 목적 없이 함께 즐기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아이와 대화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대화를 '이어가는' 것입니다."
아이와 대화를 이어가려면 우선 아이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실없는 말, 내용없는 말 등 함께 즐기기 위한 말 건네기.
정보를 캐내는 게 아니라 대화를 이어가는 데 주력하기.
명절에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과 대화가 어려운 이유는 질문형 대화 때문 아니었던가.
우리의 일상 대화는 명절에 오가는 친척들과의 대화와는 달라야 할 것입니다.
""자꾸 그런 행동 하면 큰일 날 줄 알아."
공포와 협박을 담은 잔소리지요.
"그런 행동은 안 할 수 있어. 엄마는 네가 다르게 할 힘이 있다고 믿어."
잔소리는 다 별로입니다. 그래도 기왕 한다면
내면의 긍정적 부분에 손을 내미는 잔소리가 좋습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하나 봅니다.
잔소리는 늘 별로지요.
그래도 기왕 한다면 아이 내면의 긍정적 부분에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말 기억하겠습니다.
아이가 부모 말에 귀를 닫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이때는 뒤로 물러나야 합니다.
물러나서 궁리를 시작하세요.
부모의 말을 듣고 싶어 하는 순간을 만들 궁리를요.
그런데 이 결정적 순간에 대부분의 부모는 소리를 지릅니다.
"부모가 말하는데 집중 안 할 거야?"
화나서 외치는 것이지만
비참하고 권위만 더 떨어집니다.
그렇게 부모가 망가집니다."
물러날 때를 아는 것의 중요성.
그러나 이 찰나의 결정적 순간에 부모인 나는 절제가 잘 되지 않는다.
다행인 건 남편이 옆에 있어준다면
지금이 멈춰야할 순간이라고 나에게 알려준다는 것.
이것이 가족이 함께하는 이유.
늘 고마운 우리 남편.
아이와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아이를 공격하지 마세요.
문제를 공략해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해요.
"엄마 생각이나 네 생각 모두 맞는 점도 있고 틀린 부분도 있겠지. 함께 궁리해보자.
어떻게 하면 엄마가 걱정할 일 없으면서 네가 원하는 걸 할 수 있을까?"
아이와 의견 충돌이 발생할 때 공격 대상은 아이가 아니다.
오히려 아이와 함께 문제를 집중 공략해야 한다.
"아이와 햄버거를 먹으며 약속을 했어요.
정해진 공부를 스스로 마치고 TV를 보기로요.
그런데 아이가 빈둥거리며 미루다 정작 TV시간이 되니까 짜증을 내요.
TV보게 해달라고요. 엄마도 화가 났어요.
햄버거는 왜 먹였나 싶어요.
"TV같은 소리 하지 마!"
조금 나은 방법이 있어요.
"아유 아쉽다. 네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인데.
그렇다고 약속을 한거니 엄마가 어길 수도 없고.
내일은 꼭 성공해서 TV를 보기로 하자. 지금 얼마나 속상할까."
같이 안타까워하되 들어주지 마세요.
위로는 하되 물러나지 마세요.
이렇게 해도 실패할 경우,
목표가 과하기 때문이에요.
3일째에도 실패하면
"우리가 무리한 계획을 세웠나봐. 꼭 할 수 있는만큼 정해서 새로 도전하자.
엄마는 네가 도전해서 TV도 즐기는 게 목표야."
이렇게 항상 아이의 편이 되어 아이를 이끌어주세요.
반대편에 서지 마세요.
아이도 성공하고 싶어요.
부모는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어떻게든 성공하려고 애쓰는 사람이죠.
포기하지 않는 진정한 아이 편이에요."
부모의 목표는 아이와 한편이 되어 같이 뛰는 데 있어야합니다.
평가를 하지 말고 아이를 격려해주세요.
가장 성공하고 싶은 쪽은 아이일테니까요.
다만 그 버티는 힘이 부족할뿐입니다.
어떻게든 성공하도록 옆에서 이글고 애써주는 사람으로 남아있어야 해요.
포기하지 말고 버티는 사람이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