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에 대한 가장 완전한 지침서>
한국에선 ADHD에 대해 드러내놓고 말하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저는 ADHD에 대해 궁금한 게 생기면 검색과 독서에 많이 기대 왔던 것 같아요.
네이버든 구글이든 어느 플랫폼에서든 ADHD를 검색하면 수많은 정보가 검색됩니다.
그런데 오히려 이렇게 정보가 많으면 그 속에서 갈 길을 잃는 역설이 발생합니다.
정보는 많은데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까 의문이 끊이지 않죠.
저도 그랬어요. 만족스러운 답변을 찾는 게 쉽지 않았거든요.
전문가가 ADHD가족이 할 일을 세세하게 딱 짚어 알려주면 좋겠다 생각이 절로 들었죠.
저처럼 혼란스러운 분들이 계시다면 저는 이 책을 먼저 꼭 읽어보라 권하고 싶어요.
이 책의 원제는 <ADHD What every parent need to know>입니다.
미국 소아과학회 전문가들이 쓰고,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발달위원회에서 옮긴 책이에요.
미국의 소아과학 전문의가 쓰고 국내 유명 대학의 소아청소년과 전문가들이 옮긴만큼 용어선택은 물론 내용에까지 믿음 가는 책이에요.
편집은 좀 딱딱하지만 한 문장도 놓칠 게 없습니다.
솔직히 전 이 책을 읽고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권위 있는 전문가들이 연구와 현장 진료결과를 바탕으로 써놓은 내용들을 보니
아이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이 명확히 보였습니다.
아이가 진단을 받고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
제가 제일 관심 가진 부분은 가정에서 우리 ‘바다’와 잘 지내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펼쳐본 부분은
[제5장 가정에서 ADHD자녀 관리하기]였습니다.
관리 첫 번째 원칙 뭐였을까요.
<1. 아이의 장점에 초점 맞추기>
전문가들이 제시한 가정에서의 관리법 첫 번째가 다른 것도 아니고
자녀의 장점 찾기라니.
좀 의외이지 않나요?
처음 이 책을 읽은 게 아이의 진단 직후라서 그런지
장점에 초점을 맞추라는 내용이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장점을 발견하면 물론 좋겠죠.
그런데 지금 당장 매일매일의 갈등을 멈추고 싶었고
아이의 조절력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이런 상황에서 아이의 장점에 초점을 맞춘다는 건 한가한 소리 같았죠.
그런데 브런치에 글을 쓰려고 3년 만에 이 책을 다시 꺼내 들었을 때
아이의 장점에 초점 맞추라는 부분을 읽고는 무릎을 쳤습니다.
“그래 맞아. 첫 단추는 장점 찾기지 “
3년간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아이가 나아진 첫 단추는 아이에게 맞는 약물(콘서타)을 찾은 것이었고
아이와의 관계 개선의 첫 단추는 아이의 장점에 주목하기였습니다.
아이는 자신의 장점을 발견하면서 나아졌습니다.
장점을 바탕으로 자존감이 높아졌고 단점들도 고칠 힘을 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아이는 스스로도 내가 이것밖에 안되나란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좌절감과 실망감이 부정적 정서를 만들어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약을 복용하면서 내 안에 장점이 있고 그걸 바탕으로 나도 잘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던 게 변화의 시작 같습니다.
만약 아이가 자신의 좋은 면을 모르고 청소년기를 보냈다면 어땠을까요.
생각만 해도 소름이 돋습니다.
이 책을 3년 만에 다시 읽으며 생각해게 되는 게 있습니다.
육아의 원칙이 비교적 단순하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그 원칙을 실행하는 게 어려워서 그렇지
실행만 한다면 일상에서 겪는 문제들이 상당히 많이 해결될 거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기본 원칙.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