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감정폭발을 일으킬 때 부모의 대응법
이번 글에서는 ADHD 코치인 Leslie Josel의 강연을 정리합니다.
Leslie Josel은 ADHD 코칭, 시간관리 분야 전문가입니다. 책 <How to do it all: The Revolutionary Method for Getting Anything Done—With Ease and Grace>를 출간했습니다. 아쉽지만 한국엔 번역서가 없네요..
Josel은 감정폭발(tandrum)이 있는 ADHD 아들을 키우고 있어요. Josel은 개인 경험과 수많은 부모와 아이를 상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아이의 감정폭발에 대한 부모의 대응법을 알려줍니다. 감정조절에 서툰 ADHD 아이를 키우는 제게 이 강의가 특히 도움이 되었는데요. 아이의 감정폭발 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아이가 감정폭발을 일으키거나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때, 아이의 감정이 너무 강렬해서 부모로서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죠. 중요한 건 아이가 감정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희 집은 2층 아이 방에 빈백 소파나 펀치 백 등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여러 가지 물건을 놓아두었습니다. 1층에서 일을 하다 보면 아이가 숙제를 하다 펀치백을 퍽퍽 치는 소리가 들립니다. 숙제하다 짜증이 많이 날 때 아들이 감정을 다루는 방법입니다. 저는 아들이 안전한가 점검하고 안전하다 싶으면 아이가 감정을 정리할 수 있도록 기다립니다. 진정된 뒤에 아들에게 긍정적 피드백을 줍니다. 네가 스스로 감정 조절을 하며 숙제를 했구나 하면서요.
- 아이가 감정 폭발을 일으킬 땐 말을 줄여야 합니다. 뇌는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요.
왼쪽 뇌: 이성, 논리 담당
오른쪽 뇌: 감정 담당
아이들이 감정 폭발을 하면 왼쪽 뇌(이성, 논리 담당)가 완전히 멈춥니다. 감정이 이성보다 우선하게 되죠. 아이가 화났을 때, 기분을 풀어주려고 "진정할 수 있어"라든지 "괜찮아질 거야"라는 격려의 말을 건네면 안 그래도 과도하게 활성화된 오른쪽 뇌를 더 자극하기 때문에 상황이 악화될 수 있어요.
대신, 부모는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말을 해볼 수 있어요:
"너의 말을 듣고 있어"
"엄마아빠가 네 옆에 있을게."
"지금 엄마 아빠가 도와줄 수 있는 게 있을까?"
이렇게 말하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을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겁니다.
감정을 무시하거나 해결하려 하지는 않지만, 지지받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거죠.
이 말을 꼭 기억하세요.
Not every emotion is an emergency—children need to get through uncomfortable emotions to build resiliency.”
“모든 감정이 긴급 상황은 아니다—아이들은 불편한 감정을 겪으며 회복탄력성을 길러야 한다.”
Leslie Josel
때로는 부모가 아이의 의사와 관계없이 개입해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하지만 개입하더라도 아이의 행복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부모 한 명만 대화를 주도하는 거예요. 두 명이 동시에 대화를 시도하면, 아이는 오히려 부담을 느끼고 대화가 논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를 ‘이어폰과 후드 효과’라고 부르는데요. 너무 많은 말이 쏟아지면 아이는 귀를 막고(이어폰), 자신을 감추고 싶어 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아이는 대화 자체를 피하려 할 가능성이 높죠.
따라서 언제 개입할지, 그리고 어떻게 아이를 압도하지 않도록 대화를 조율할지가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 아이들이 압박을 느끼는 방식은 아이마다 다릅니다. 어떤 아이는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고, 어떤 아이는 조용히 움츠러들어요. 또 어떤 아이는 거짓말을 하거나 미루면서 피합니다.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압박을 느끼지 않게 하면서도,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너는 ~해야 해."
"당장 ~해야지."
이런 명령형 문장보다는, 이렇게 물어보는 게 더 효과적이에요:
"이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책임을 회피하지 않도록 유도할 수 있어요. 그리고 중요한 건, 아이가 큰 그림을 한 번에 떠안지 않도록 돕는 거예요. 한 걸음씩 문제를 해결해 나가도록 돕는 게 핵심입니다.
Leslie의 강연에서 아이가 감정이 고양되거나 감정폭발을 일으킬 때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었습니다.
아이가 감정 폭발을 일으킬 때 격려의 말을 건네는 게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점을 짚었는데 정말 맞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감정폭발을 일으킬 때 “진정할 수 있어” “엄마가 도와줄게”라는 말을 했더니 아이가 더 크게 소리를 질렀었거든요. 여러 번 경험 끝에 옆에 가만히 있어주는 게 아이를 자극하지 않는구나 생각했었어요.
아이가 격해져 있을 땐 중립적인 말만 최소한으로 하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 그리고 격려의 말은 다 가라앉은 다음이 해야 긍정적 피드백이 효과 있는 거 같아요.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진정시켜 봐야 그 안에서 자기에게 효과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란 생각도 해보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감정폭발을 일으키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게 참 어렵습니다.
30분도 넘게 감정폭발을 지속할 때도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스스로 조절해 봐야 다음에도 조절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하면
가만히 지켜보고 버티고 기다리는 게 제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 거라 생각해요.
부모니까 해야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