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주의를 집중할 방법 익히게 하기
하루 중 우리 아이의 주의력이 가장 낮을 때는 저녁 8시부터 잠들 때까지입니다.
아이가 복용 중인 약 콘서타는 주의력을 집중시키는 약효가 12시간 정도 갑니다. 아이는 보통 아침 8~9시쯤 약을 먹는데, 오후 4시쯤 약효가 떨어지는 게 눈에 보이고, 저녁 8시쯤 되면 약효가 다 떨어져 많이 산만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녁시간에 아이에게 더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저녁시간 아이의 주요 특징은 이렇습니다.
첫째, 주의력이 낮아져서 하고 싶은 게 많아집니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기 어렵습니다.
둘째, 충동성이 높아져 가족 간 다툼이 생깁니다. 목소리가 높아지고 행동이 거칠어지기 때문에 특히 동생과 갈등이 많이 생깁니다.
셋째, 저녁을 2번 먹고 간식도 먹습니다. 아이는 수시로 배가 고프다고 합니다. 먹어도 또 배가 고픕니다. 콘서타 약이 억눌렀던 식욕이 올라오기 때문이에요. 종일 양껏 먹지 못했기 때문에 식욕은 약효가 떨어짐과 동시에 '갑자기'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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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아이가 산만하고 충동적이고 식욕이 치솟을 때 수학 숙제를 해야 했어요.
아이의 계산에 따르면 다항식 연산 문제를 51개나 풀어야 했죠.
아이는 먼저 문제집을 펼쳐 화이트보드에 올려놨습니다.
문제집이 자꾸 흘러내리자 자석클립을 가지러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문제집에 자석클립을 끼고 붙여놓고 제게 자랑을 합니다.
"엄마 나 천잰가 봐."
그리고 뒤이어 한숨을 쉽니다.
"근데 51문제가 너무 많아. 엄마 나 내일 할까?"
"아 배고프다. 엄마 먹을 거 없어?"
간식을 먹고 거실을 몇 바퀴 돌다 제자리로 돌아온 아이는 옆에서 숙제하고 있던 동생에게 장난을 칩니다.
"너 선 넘어오지 마"
경고를 하더니 선을 지우고 동생이 불리하게 다시 긋습니다. 동생이 하지 말라고 해도 계속합니다.
보드마카를 손에서 떨어뜨립니다.
동생과 남편의 표정이 일그러집니다.
안 되겠습니다. 이렇게 하다간 가족 모두 피해를 입고, 아이는 공부를 절대 시작할 수 없습니다.
결국 엄마인 제가 나섭니다.
"바다야, 할 얘기가 있어 잠시 방으로 들어와 봐."
아이가 긴장합니다.
"엄마 나 뭐 잘못했어?"
"아니야, 엄마가 너에게 좋은 거 알려줄 게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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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방에서 마주 앉았습니다.
"바다야, 지금 공부 시작하기 어려운 거 같던데."
"응 해야 하는데 하기도 싫고 시작하기도 어려워."
"그래. 근데 너 지금 집중 안 되는 시간인건 알지?"
"응"
"엄마가 지금부터 중요한 얘기 할 거야. 꼭 기억해야 해."
"응 엄마"
"ADHD 아이들은 집중이 안 되는 시간에 옆에 누가 있으면 더욱 집중이 안되거든? 네가 아까 있던 장소에서는 동생이랑 아빠가 있어서 집중하기 어려워. 이럴 땐 너 혼자서 숙제할 공간이 필요해."
"방에 혼자 있긴 싫은데."
"응 엄마가 옆에 있어줄 거야. 방으로 옮기자. 어때?"
"응 그럴게. 엄마가 꼭 있어줘야 해."
그리고 우리는 방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책상에 앉은 아이는 뽀모도로를 켰어요. 그리고 반쪽을 풀어냈어요.
아이가 웃으며 말합니다.
"엄마 나 반쪽 했다."
"조용한 곳으로 옮기니까 할 수 있네. 봐봐. 자리 옮긴 거 진짜 잘했어"
그리고 아이는 1장을 더 풀었어요. 밤이 늦어서 51문제를 다 풀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중학생이 된 우리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움직였으니까요.
오늘의 일을 꼭 기억해서
다음에도 아이 스스로 주의력을 집중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