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 지대 넘어 꽃 피는 곳

캠핑카 세계 여행 에세이 143 - 보스니아 트레비네

by 류광민

물소리를 마음에 담아 보다

오늘(2019년 3월 28일)은 보스니아 마지막 여행지인 트레비네로 가는 날이다. 어제 맑은 물소리와 함께 잠을 잤던 Blagai에서 11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Blagai가 아쉬워 아침 산책을 하면서 맑고 힘찬 물소리를 마지막으로 마음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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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편안한 밤을 내준 Blagai 앞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회색지대가 펼쳐지는 길

모스타르 분지를 벗어나기 시작하자 곧바로 고원지대로 들어간다. 주변은 대부분 회색지대. 마치 그리스 고산지대를 달리는 분위기이다. 석회암들이 산을 뒤엎고 그 사이로 작은 나무와 풀들이 자리하고 있다. 산을 넘고 또 넘고 달리기를 1시간 30여분. 드디어 트레비네에 도착

20190328_072935.jpg 나무가 거의 없는 회색지대에서 풍경을 둘러보기 위해 잠시 서 있다. 이 지역부터 헤르체고비나 공화국 땅이 시작된다.

산책하기 좋은 날

시내 입구에 있는 대형 매장에 주차를 하고 아침 식사 겸 휴식을 취해 본다. 그리고 며칠 동안 지내기 위해 필요한 물품도 구입하고.

날씨도 말고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트레비네 도심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적당한 곳에 차를 주차시키고 산책할 수 있는 곳이다. 먼저 Trbisnjica 강 산책에 나선다. 푸른 맑은 물과 따뜻해진 햇살이 저절로 산책에 나선 우리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주차장에서 조금 먼 곳에 오스만 트루크 지배시대에 만들어졌다는 Arslangic 다리를 보러 아톰을 이동시켜 본다. 다행히 다리 근처에 아톰을 세울 만한 곳이 있다. Arslangic 다리는 모스타르 다리보다는 못하지만 나름 운치가 있다. 따뜻한 봄 햇살을 받아 풀들이 푸른 생기를 가득 품고 있고 꽃들이 피고 있다. 시원하고 활기차게 흘러가는 강물 소리와 녹음과 꽃들이 피어 있는 이 풍경과 이 순간이 회색 산들과 어우러져 있다. 저절로 강물을 쳐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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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짙어지고 꽃이 피어나고 있는 강변과 Arslangic 다리


저녁 햇살이 성당 안으로 들어오는 곳

Arslangic 다리 주변 산 언덕에 있는 Hercegovacka Gracavrica 정교회를 방문하기 위해 산길로 올라가 본다. 다행히도 아톰이 올라가기에 충분한 길이다. 산 정상에 세워져 있는 이 정교회 건물에서 강과 트레비네 도심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치 이 정교회가 이 도시를 수호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해가 지기 시작한다. 정교회 건물에서 바라보는 노을 풍경이 여유롭고 아름답다. 교회 정문으로 지는 태양 빛이 가득 들어온다. 보통 교회들 정문이 남쪽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특이한 배치이다. 아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도록 배치한 것으로 보인다. 교회 안에 있는 성화에서 성인들이 교회를 들고 있고 그 아래에 도심 성곽이 있는 것에서 이 교회와 도시와의 관계를 짐작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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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노을 햇살이 성당 안으로 가득 들어오는 Hercegovacka Gracavrica 정교회

밤에는 바람이 너무 분다

방문객도 하나둘씩 빠져나가고 우리만 남았다. 관리인이 문을 닫으니 차를 이동시키란다. 정교회 건물 밖에 있는 주차장으로 이동. 그런데 산 정상이어서 인지 바람이 너무 세게 분다. 산 반대편 공터로 옮기니 바람이 없다. 오늘 밤에는 이곳에서 정박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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