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에 섞여 온 불청객
시원한 바람이 부는 청명한 가을이다.
가을은 찰나에 지나가기 때문에 너무 귀하다.
이 계절을 여실히 느끼고 싶어 베란다 창을 열고 들어오는 바람을 느낀다.
그런데, 곧 내 평화가 깨진다.
바로 이웃의 담배연기가 바람에 함께 섞여 들어왔기 때문이다.
단지 냄새 때문에 힘든 게 아니다.
우리 가족의 행복한 시간을 방해하는 불청객 같다
식탁에 앉아 오순도순 밥을 먹다가도 순간 느껴지는 담배연기에 불쾌감이 확 올라온다.
거실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보며 깔깔 때고 웃다가도 금방 흥이 깨져버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문을 닫는 것 밖에 없다.
아니면 그냥 이 담배 연기를 순응하거나.
그동안은 나도 싫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곧 바람에 사라지겠지 하고 넘겼다.
그러나 남편과 아이는 그렇지 못했다.
매번 담배 냄새가 너무 지독하다면서 문을 닫고, 그때마다 불평을 했다.
나는 내 가족이 힘든 상황을 보는 것이 너무 힘들다.
해결하려는 성향이 강해서 늘 방법을 찾아주고 싶어서 그런 것 같다.
며칠 전에 또 담배 연기가 들어오니까, 남편이 궁시렁 궁시렁거리면서 베란다 문을 닫고 있었다.
탁탁 큰 소리를 내며 베란다 문을 닫았다.
그가 담배 연기 때문에 화가 났다는 걸 일부러 드러내는 듯했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생각했다.
'저렇게 큰 소리로 내며 닫으면 그 이웃은 우리가 불편하다는 것을 알까?
모르겠지 그러니까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거야.라는 결론이 났다.
나는 곧바로 베란다로 향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들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베란다 문을 열고 소리쳤다.
"담배 좀 피지 말란 말이야~~~~!!!!!!!!!!!!!!!!"라고 말이다.
그간의 울분을 담아서 단전에서 힘을 끌어올려 소리를 냈다. 전에 어떤 사람이 개 짖는 소리가 아파트 단지 내에 크게 들리니까, 개소리 좀 그만 내라~!!라는
소리 지르는 영상을 봤는데 딱 그 심정이었다.
지금 글을 쓰면서 보니, 나도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다
10년 전에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당시 나는 아이를 임신 중이었는데 아랫집에서 담배 냄새가 계속 올라와서 힘들었다.
화를 내는 것은 태교에 안 좋으니 내내 참다가 지속되니 울컥하고 분노가 올라왔다.
본인의 편위를 위해 남에게 피해 주는 이웃에 대해 심한 불편감을 느꼈다.
베란다를 열고 아래를 보니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이웃이 있었다.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 유유자적하고 본인만 편안한 모습.
그때도 나는 그를 향해 소리 질렀다.
담배 좀 베란다에서 피우지 말라고 말이다.
그 사람이 소스라치게 놀라서 문을 닫고 들어간 뒤 다행히도 그 뒤로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충격요법이 통했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퇴근한 남편한테 얘기했는데 상또라이를 만날지 모른다고 성격죽이라고 했다.
또라이는 무섭지 않았지만, 아이를 임신했기 때문에 그 뒤로 조심했다.
그 이후 10년 만이다.
다른 사람이 보면 나도 꽤 이상한 사람일지 모른다.
괜찮다.
여기 또라이 있으니까 조심 좀 했으면 좋겠다.
기분 탓인지,
아랫집이 그 뒤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 같다.
소리를 지른 효과가 있는 걸까?라고 생각하다가
이렇게까지 소리를 내야만 전해지는 현실이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