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힘
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자주 느낀다.
반복되는 패턴이 있는데,
주변 사람들이 어떤 새로운 시도를 했을 때 그렇다.
그냥 축하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축하로만 끝나지 않고
누가 집을 사면 나중에 큰 시세차익을 얻을까 봐 부럽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사람을 보면 저런 걸 미리 생각해볼걸 하고 아쉽기도 하다.
이런 생각은 금방 행동으로 이어진다.
불안감에 새로운 뉴스를 찾아보기 시작하고,
직접 보러 가자며 발품도 팔아본다.
그런데 불안에서 비롯된 행동은 대체로 구체적이지 않더라.
오랜 시간 고민하고 계획해서 시작한 게 아니라,
몹시 충동적인 감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충동은,
금세 다른 새로운 자극에 묻혀 사라진다.
문제는 이런 패턴이 꽤 자주 반복된다는 점이다.
왜 이럴까 궁금해서 차분히 생각해 봤다.
나는 안정적인 상태일 때 더 불안을 느끼더라.
편안하면 편안하면 되는데 이 평화를 위해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이 평온이 깨질까 봐 두려워서,
계속 발을 구르는 물밑의 백조 같았다.
지금 사는 곳에 터전을 잡고 아이를 키우며 만족감을 많이 느낀다.
운동, 산책, 교통 등 뭐 하나 빠지는 게 없다.
만족하는 동시에 지인들의 어떤 새로운 소식을 듣는 순간, 내 삶보다 남의 변화에 더 집중하게 되고,
그게 마음을 자꾸 흔든다.
그건 비교가 만들어낸, 참 불편한 감정이었다.
누군가는 이 평온함이 평생의 목표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나는 좋은 선택을 했고, 유지를 위한 노력을 해서
지금 편안한 상태에 있는 거구나.’
그걸 인정하면 되는 건데.. 왜 이럴까?
나는 안정이라는 걸 경험하면서 ‘이 안정이 오래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금전적인 부분도 그렇고, 건강 문제에도 그렇다.
어느 정도 미래를 위한 준비는 필요하지만,
그 불안이 충동적인 시도로 이어지고 그 변화로 인해 지금 단단히 유지해 놓은 내 일상이 무너질까 봐 두렵다.
나는 이 불안감을 이렇게 정리했다.
어떠한 시도를 할 때마다, 이 행동이 불안에서 나온 것인지,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인지 체크해 보기로 했다.
'지금, 내가 편안해서 불안한 거구나.'
'생각해보면 아주 괜찮은 상태였네.' 하고 말이다.
이제는 좀 더 편해져도 되겠다
그리고 이런 불안감을 느끼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로 했다.
어쩌지?로 끝나는 게 아니라 현재 상태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시도를 해보기로 했다.
요즘 깨달은 것이 있다.
편안함은 멈춘 상태가 아니라,
하루하루를 지켜내며 앞으로 나아가고 싶은 향상심이라는 것.
요즘 나는 운동하고, 무언가를 배우러 다니고,
요일에 맞춰 사람들을 주기적으로 만나며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운 일상을 살고 있다.
이 꾸준함도 몇 달, 몇 년에 걸쳐 만들어낸 변화다.
그러니 눈앞에 없는 먼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지금의 루틴과 만족스러운 삶을 유지하기 위해
오늘, 내일, 그리고 한 달 뒤까지만 예상해 보자
그 작은 오늘들이 쌓여 미래의 나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나는 늘 나다운 선택으로 우리 가족이 잘 살기를 바란다.
그러니 불안으로 인한 시도로 후회를 남기지 말고,
뭐든 때가 되었을 때 차분히 알아보고
그때 내 적극성을 발휘하면 된다.
지금의 나를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져야 한다.
이제는 빠르게 행동해 이득을 얻기보단,
지속 가능한 삶을 선택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덜 흔들리고, 크게 움직이지 않아도 나아갈 수 있다는 것.
지금은, 물위에서 우아하게 버티는 힘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