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초등학교에 다니는 둘째가 나에게 달려와서 할 말이 있다며 말했다.
오늘도 우리들은,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
'교실'이라는 감방에 갇혀,
'선생님'이라는 간수에게 감시를 당하며,
'졸업(출소)'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난, 순간 웃으며 둘째에게 말했다.
나 : " ^^ㅋㅋㅋ. 어디서 들은 거야?"
"틱톡에서 봤어.^^."
나 : "그래서 그 얘기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
"맞는 말 같아.^^."
요즘 애들은 참 똑똑하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도 느꼈던 것, 그리고, 부모가 된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학교를 보면서 느끼는 것들을 아이들은 어린 나이인데도 느끼고 있다.
난 평소에도 아이들에게 지금의 학교 교육에서는 너희들이 별로 배울 게 없다고 말을 한다.
내가 다닐 때도 그랬었고, 지금도 학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아빠가 된 나는 아이들에게, "너희가 꼭, 'OO대학'이라는 '학위'가 필요하지 않은 이상, 그 학위가 꼭 필요한 직업을 택하지 않는 이상은 다녀봐야 돈낭비, 시간낭비라고 말해줬다.
지금은, 그게 맞는 말이니까.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굳이 말을 안 해줘도 아이들도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보다는 인터넷이나 책 속에서 삶에 대해 배운 게 더 많다고 말을 하고 있다. 지금의 부모들은 절대로 아이들을 무시하면 안 된다.
전 세대보다 '다음세대'가 확실히 똑똑하니까.
지금의 학교는 오로지 높은 시험점수를 얻기 위한 문제풀이들의 장이 되었고, 대학들은 학위를 간판으로 내 걸어 장사하는 영업장들이 되었다. 이제는 하다못해 꽤나 이름 있는 대학교들조차도 학위 장사로 인해서 해마다 시끌벅적하다.
우리나라가 무슨 옛날 옛적의 개발도상국가도 아니고, 이제는 굳이 학교를 다니지 않아도 언제든지 배울 수 있는 환경들이 조성되어 있다.
수 없이 배출되었던 선생님들과 교수님들은 이제 인구 감소로 인해 설자리들을 잃어가고 있어,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무수한 활동들을 하고 계신다. 우리는 이미 학교 안에서나 밖에서나 질적으로는 별 차이가 없는 수업이나 강의들을 듣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고서도 학교를 다니는 것보다도 더 뛰어난 성장의 기회들을 가질 수도 있게 되었다.
물론, 학위가 꼭 필요한 직업들은 예외다.
그 직업들을 위해선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이 문제풀이만 해대다 성적순으로 대학을 들어가야 하는 시스템을 따라야만 한다. 하지만, 이런 직업들도 곧 AI로 인해서 필요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과 다름없다.
그 순간이 오면, 분명히 기존에 이익을 보던 사람들이 처절하게 발버둥 칠 것은 뻔한 이치지만 지금까지의 인류의 역사들이 늘 그랬듯이 결국은 바뀔 것이다.
늘 수능을 다른 교육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때마다, 이를 물고서 결사 반대하는 이익집단들처럼 말이다. 지금 우리가 공교육을 부러워하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 역시도 이런 시기들을 다 겪었었다. 이제는 그 나라들이 전부 세대교체가 되어 자리를 잡았기 때문에, 옛날옛적의 우스운 스토리로 치부될 뿐이지만.
아마 우리도 다음이나 그다음 세대에서는 '옛날, 옛적엔 정말로 무식할 정도로 그랬었지~.' 하면서 약간의 냉소를 머금을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나는 훗날, 내 자녀들의 세대에서 그리 될 것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주입식 교육을 겪었던 지금의 부모 세대가 기존의 교육을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뭐 변화랄 것도 없이 30년이 다 되어가도록 그 교육이 그대로 유지가 되고 있는 현실에는 별로 할 말이 없다.
예전에 자신들을 '새로운 세대라 스스로 자부하던 지금의 부모세대'들은 이미 기존의 사회 시스템에 순응해 버리는 삶을 택한 듯 아무런 미동도 없이 그저 따를 뿐이다.
하지만, 난 아직도 내가 새로운 세대라고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ㅋㅋㅋ
그래서 지금의 교육이 변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생각이 별로 없었다.
그런 연유로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교육, 아이들의 관심도에 따라서 경험하고, 습득하고, 연습할 수 있는 교육들을 따로 실행했고 여전히 하고 있는 중이다.
수능이 끝나는 순간, 뒤도 안 돌아보고 버려지는 교육이 아니라,
한 달에 몇 백씩을 써가면서 하고 있는 문제풀이를 위한 교육이 아니라,
순수하고, 열정이 가득한 10대, 20대의 시간들을 희생시키면서 억지로 시키는 교육이 아니라,
성적의 압박으로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그런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진로와 성장, 때로는 즐거움과 재미, 살아가는 데 있어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그런 교육들을 말이다.
난 오늘도 초등학교로 등교하는 아이들에게 말한다.
학교 공부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스트레스도 받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놀다가 오라고.
그게 너희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할 일이라고.
재미있게 지내다가 오는 것.
학교는 스트레스를 받는 장소가 되면 안 되는 것이다.
문제풀이만을 잘하는 법을 배우는 곳이 되면 안 되는 것이었다.
학교는 삶의 이로움과 배움을 위한 곳,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기 위한 곳이어야 했다.
난 차마 부끄러워서,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너무나 미안해서,
성인이 될 때까지 원하지도 않는 문제풀이만을 해대라고 못하겠다.
그래서 난, 오늘도 아이들에게 얘기한다.
'언제든지, 너희들이 원하는 것을 해. 그것이 무엇이 됐든, 내가 옆에서 도와줄 테니까.'
부모란, 그런 존재인 것이다.
자녀들이 원하는 것은, 그 무엇이라도 서포더 해줄 수 있는 그런 존재 말이다.
여러분의 자녀들은, 지금하고 있는 그 문제풀이들을 정말로 간절히 원하고 있는가?
아니면, 여러분들이 간절히 원하고 있는가?
당신의 아이들이,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가 아닌 감옥으로 향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부모로서 꼭 물어보길 바랄 뿐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봤자, 내가 아끼던 소는 이미 나를 떠나고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