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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Mar 26. 2020

이혼 후 해야만 하는 3가지 마음 치유

심리학자가 읽어주는 사람 이야기. 이혼하고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Photo by Giulia Bertelli on Unsplash



요즘 매일 사람들을 만나고 거의 매일 술을 먹는 것 같아요.

늦은 시간까지 사람들과 어울리고 놀아요. 

그동안 왜 이렇게 못 살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렇게 재미있고 즐거운 세상이 있었는데.. 

나는 왜 그렇게 고통 속에서 힘겹게 살았는지 후회가 돼요.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면 더 술을 많이 먹게 돼요. 

그러다 집에 오면 씻을 정신도 없이 잠들어 버려요. 


그렇게라도 해야... 잠을 잘 수 있어요 ㅠ

안 그러면 잠을 못 자요.. ㅠㅠ




0. 새로운 삶의 시작, 그러나 남아있는 상처들


이혼은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온다. 물론 아프고 상처 받은 마음이 가장 밑바닥에 깔려있다.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해방감과 자유로움도 느껴진다. 그동안 힘들지만 참고 견뎌왔던 결혼 관계에서 해방되었으나 그 과정에서의 상처는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이혼으로 인한 마음의 상처는 깊다.. 그만큼 집중해서 제대로 치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 


때로는, 그리고 다양한 측면에서 마음의 상처들이 드러난다.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물론이고 불면의 밤이 계속되기도 한다. 의욕적으로 무엇인가를 새롭게 해보려고 하지만 금방 지치거나 흥미를 잃게 되기도 한다. 일상적으로 유지해 오던 업무나 직장에서의 생활도 이전에 비하여 열정이 식으며 몰입하기도 쉽지 않다. 


이처럼 여러 측면에서의 싸인들이 나타나게 되어 있으나 우리는 이를 직면하고 적극적인 해결을 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다. 굳은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이겨낼 수 있다고 생각하며, 더욱 열심히 사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극복하고자 한다. 때로는 음주나 사람들과의 모임 등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리고 지치도록 놀고 난 후 가득한 취기와 피로감에 잠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즐겁고 흥겨운 상황에서는 잠시라도 마음의 고통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면하지 않는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좀 더 적극적인 마음 치유가 필요하다. 



1. 나 자신에 대한 마음 치유 :

자기중심적으로 스스로를 치유하라  


'내 인생은 실패한 것인가?....."


이혼을 한 경우 가장 많이 나타나는 자신에 대한 생각 중 하나가 바로 '이혼을 인생의 실패'와 연결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같은 자신에게 초점을 둔 강한 부정적인 생각은 우울이나 자책을 불러오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더 깊은 절망과 좌절의 늪으로 스스로를 빠지게 만든다. 


물론 이혼이란 결혼을 중단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고 일부일 뿐이다. 또한 진정한 '실패'는 충분히 합리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이혼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고 현명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그리고 수정되거나 고쳐질 것도 아닌데도 그것을 이어가는 것이 더 큰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런데 이 생각은 이미 결혼 과정에서도, 그리고 이혼 과정에서도 계속되어 왔을 것이다. 

'이 결혼은 잘한 것일까?'

'나의 사람 보는 눈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ㅠ'

'너무 헤어지고 싶다ㅠ 그런데 이것 또한 잘못된 판단이면 어쩌지?'

'결혼도 잘못했는데, 나머지 내 결정들은 잘된 결정이라고 어떻게 신뢰할 수 있지?'

등등.. 자신에 대한 문제의식과 강한 자기비판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당신은 자신을 충분히 괴롭히고 힘들게 하였다. 이제 이혼을 했다면 그만하고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혼을 했다면 한동안은 자기-중심적이 되자. 나에 집중하고 나에게만 초점을 두어 나를 치유하고 돌보는 데에 온 힘을 쏟는 것이 필요하다. 가족과 같은 주변 타인들도 힘들다 하지만 그들에 대한 신경도 줄이고 나 자신의 치유에 우선 집중하라. 왜냐하면 그동안 나 스스로가 가장 힘들었으며, 나 자신이 가장 큰 상처를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앞으로 더 나은 미래와 행복을 만들어 가는 주체 또한 나 자신이다. 그래서 내가 회복되고 내가 괜찮아져야 다음의 인생에서 문제를 반복하지 않는다. 인생의 일부인 결혼에 문제가 생겼다고 인생의 실패까지 확장해서 생각하지도 마라. 일단은 상처 받고 지쳤던 내 마음부터 추스르는 것이 더 먼저이다. 


그동안 많이 지치고 힘들었던 나 자신에 대해서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일 정도로 집중하여 치유하고 힐링하라. 그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마음 치유이다. 


2. 사람에 대한 마음 치유. 

그 사람을 지우라 & 건강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경험하라. 


'이제 사람을 믿지 못하겠어요.. 

겉보기에는, 평상시에는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결국 내면은 다 똑같을 것 같아요. 

이제는 사람 보는 눈이 달라진 것 같아요. 

신뢰가 생기질 않아요ㅠ'


결혼도 이혼도 결국은 관계 이슈이다. 사람들 사이에 발생할 일이며, 특히 평생을 함께 하자고 약속했던 사람과의 관계 문제이다. 그 관계가 틀어지고 결국 헤어지기로 했다면, 당연히 관계 자체에 대한 회의가 생기며 타인에 대한 신뢰나 믿음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즉, '자라보고 놀랜 가슴이 솥뚜껑을 보고도 놀란다'와 같은 증상이 생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구 상에는 70억 명의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으며, 우리나라에만도 5천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산다. 그중 일반적으로 결혼의 대상인 이성은 2천5백만 일 것이며, 그중에서 기혼자를 제외하고 나와 결혼이 가능한 사람만 추려도 1천만 명은 될 것이다. 단지 1천만 명 중 한 사람과의 관계였을 뿐이다. 그와 같은 특정적인 경험을 가지고 전체 사람들에게 모두 일반화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게다가 부부 관계란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특화되고 역동적인 관계이며, 다양한 주변 환경적 영향까지를 고려한 종합적인 결과일 뿐이다. 분명한 것은 이와 동일한 사람과 동일한 환경이 다시 발생할 일도 없으며, 만약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하여도 나의 대응이 달라지면 다른 결과가 나온다. 지나치게 과거의 경험에 매여서 이를 과잉일반화할 필요가 없다. 나랑 안 맞았으니 헤어진 것이며, 이제는 맞는 사람을 만나서 더 성숙하고 좋은 방법으로 관계해 나가면 될 뿐이다. 


이를 위해서 좋은 방법들은 건강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경험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또한 동일한 사람에 대해서도 '이런 면도 있고, 저런 면도 있구나!'라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다양성의 관점과 유연한 사고를 키우는 것이 관계 상의 문제를 반복하지 않는 좋은 방법이다. 


이혼과 같은 아픔을 겪고 나면 사람을 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은 맞다. 하지만 과거의 감정이나 경험에 얽매여 문제중심적이고 제한적으로 사람을 보는 것은 더 문제가 심각해지는 길이다. 보다 넓은 시야로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종합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곧 치유의 과정이며, 잘못된 선택이나 문제를 반복하지 않는 방법이다.  



3. 미래에 대한 마음 치유.

천천히 & 조금씩 나아가라


'이제 다시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누가 저 같은 사람을 좋아해 주겠어요?

저도 누군가를 믿지 못하겠어요! 

이렇게 평생 혼자 외롭게 살아가게 되면 어쩌죠?'


부상을 입어 벤치에 앉아 동료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선수의 마음과 생각은 어떨까? 분명히 머릿속으로는 '빨리 부상을 회복하고 나도 다시 예전처럼 열심히 뛰어야지!'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러다가 내 선수 생명이 끝나는 거 아니야?ㅠ 부상에서 회복돼도 예전 수준의 기량을 회복하지 못하면 어쩌지?ㅠㅠ'라는 걱정도 든다. 게다가 부상의 정도 심각하여 상당기간 동안 입원이라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와 같은 두려움과 미래에 대한 걱정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혼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에서 가장 큰 관계 상의 문제와 어려움을 겪었다면 관계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나 미래에 대한 강한 두려움과 불안이 밀려오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것은 힘든 문제를 겪었기 때문에 발생한 마음의 상처와 고통으로 인한 '후!유!증!'이라는 생각도 꼭 해야만 한다. 즉 힘든 기분 탓이지 팩트와 사실은 아닌 것이다. 


눈을 들어 다른 사람들을 보라. 이혼했다고 다 외롭게 혼자 살아가던가? 아니면 또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서 잘 사는 사람도 있는가? 게다가 혼자 살아도 나름대로 재미있고 결혼 중일 때 보다 더욱 즐거운 사람들이 있지 않던가? 게다가 당신도 결혼 전 연애하던 사람과 헤어지고 나서 평생을 다시 한번 연애도 못하고 외롭게 살았는가, 아니면 그 상처를 견디고 이겨내어 다시금 사랑을 시작하였던가?


즉, 힘든 일을 겪은데 따른 상처와 후유증이라는 것을 피할 수는 없다. 상처가 클수록 그 회복기간도 오래 걸리기 마련이다. 다만 그때 드는 부정적인 생각이 감정에 대해서 너무 압도되거나 사실로 받아들일 이유는 없다. 좀 더 장기적인 시각을 가지고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여유 있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 


'이제 다시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은 '일단 지금 힘든 것을 벗어나서 다시 생각해보자!'가 더 적합한 대응이다. 

'누가 저 같은 사람을 좋아해 주겠어요?'라는 생각에 대해서는 '지금도 당신 주변에서 관심을 가지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는 사람들이 있는지'를 꼽아보면 된다. 그런 사람이 없다면 '내가 꼬시면 되는 것'이다. 

'저도 누군가를 믿지 못하겠어요!'라는 생각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지금은 마음의 상처가 너무 커서 사람을 믿지 못하겠다는 느낌이 6개월은 계속될 것 같아요. 하지만 1년 정도가 지나서 상처가 아물면 다시 믿겠지요?!'이다. 

'이렇게 평생 혼자 외롭게 살아가게 되면 어쩌죠?'라는 것은 '당신의 선택이지 운명적으로 결정된 것이 아니다. 다만 지금은 너무 힘드니까 마음 치유한 다음에 다시 생각'해보라. 




이 글을 읽은 후 글을 읽으신 분들이, 특히 이혼의 아픔이 있으셨던 분들이라면, 그냥 쉽게 '그러네! 그러면 되네!', '간단하네!'라는 느낌을 받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음이 힘들 때의 문제 중 하나는 문제에만 집중하고 힘든 점에만 집중해서 생각하고 그에 따른 고통스러운 감정이 더욱 심화되는 것입니다. 


문제중심적인 관점이나 과거의 아픈 경험에만 초점을 두지 말고, 균형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절대 처음부터 되지 않습니다. 초반에는 아무리 주변에서 애기해도 받아들여지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이혼 후 3개월 내에는 어떤 위로도 소용없겠지만, 6개월이 지나면서 좀 더 안정감을 되찾을 것입니다. 일 년이 지나고 나면 '과거에 대한 문제중심적인 사고'와 '이제는 좀 괜찮아진 것 같아!'라는 느낌이 반반 정도 될 것입니다. 


물론 정해진 기준은 아니며 전반적인 경향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자신에 대한 마음 치유와 사람에 대한 마음 치유에 집중하고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에 대한 균형적 사고를 적극적으로 연습한다면 그 기간이 짧아질 수는 있습니다. 반대로 이런 노력들이 시도해 보지도 않는다면 고통과 힘듦의 시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할지는 결국 본인의 선택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도 고스란히 본인이 감당하게 됩니다. '본인, 사람, 그리고 미래에 대한 마음 치유에 집중하십시오!'라는 조언을 해주는 것으로 전문가의 역할은 끝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스스로를 치유하는 것은 당신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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