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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박사 레오 Oct 11. 2020

다면평가의 효과를 열 배 높이기

경영자와 HR을 위한 심리학. 다면평가의 효과를 높이기 

Photo by Scott Graham on Unsplash



다면평가는 여러 가지 이유로 나름대로의 고유한 가치가 있는 좋은 평가도구이다(다면평가 예찬론 by 노박사 참조. https://brunch.co.kr/@mindclinic/328). 이와 같은 다면평가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이를 통한 조직 내의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들이 필요하다. 


그 첫 번째는 다면평가의 실시와 운영 과정 상 심리적인 반응이나 다면평가의 궁극적인 목적인 리더십 향상과 관련된 것이 있으며, 또 다른 차원에서는 다면평가라는 시스템 자체에 관련된 것도 있다. 



1. 부정적 감정에 적극 대처하라


다면평가의 효과를 높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바로 '부정적 감정'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면평가를 실시한 후 피드백을 받은 리더들이 가지는 첫 번째 감정은 '서운함'과 '분노'이다. 이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최소화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설득을 하고 설명을 해도 다면평가의 이점이나 긍정적인 활용은 요원한 일이 된다. 


다면평가 이외의 세상 어떤 일도 '싫은 감정'이 드는 것을 이겨낼 방법은 없다. 일단 사람이 싫으면 그 사람이 어떤 짓을 해도 싫다. 아무리 상대방이 좋은 의도나 목적으로 하는 행동도 고깝게 보이기 마련이다. 다면평가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이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이 들어버리게 되면 실시 과정은 물론 평가 결과나 피드백 모두를 신뢰하지 않게 된다. 


이는 피평가자뿐 아니라 평가자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해봐야 무슨 소용이 있어! 누가 평가했는지 다 알게 될게 뻔한데!! 나중에 추궁당하면 어떻게 해ㅠㅠ'라고 생각하는 순간 진지하고 솔직한 반응을 하지 못하고 왜곡된 반응을 하게 된다. 따라서 실제 현상을 잘 반영하는 정보들이 제공되고 못하고 실제 리더십 수행이 아니라 '눈치보기'에 따른 형식적 다면평가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다면평가 실시 전에 사전교육이나 워크숍 실시, 다면평가 실시 과정 중 관련 공지문이나 자료 추가, 결과 해석 및 피드백 워크숍 등이 있다(이에 대해서는 이후 하나씩 언급하겠습니다). 



2. 워크숍은 필수


피평가자 및 평가자들이 가지는 다면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최소화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 중 하나는 워크숍이다.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가장 나쁜 방법은 별다른 설명 없이 지시적으로 다면평가를 실시하고, 결과보고서만 주고 알아서 해석하고 받아들이라고 방치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이것을 역으로 하면 된다. 


우선 평가자 및 피평가자를 대상으로 사전 워크숍(사전 교육)을 개최하는 것이 좋다. 다면평가의 의미나 가치, 그리고 평가 과정 및 활용에 대한 소개, 그리고 평가 방법에 대한 소개 및 연습과 평가 상 주의사항 등을 충분히 교육하는 것이 좋다. 물론 이 정도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다면평가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나 불신을 줄여줄 수는 있다. 


그다음은 실시 과정에서의 반복적인 강조와 확인이다. 검사 실시 과정 중 여러 차례에 걸쳐 올바른 평가방법과 솔직한 반응을 하도록 격려하는 문구를 삽입하고, 평가 상 주의사항이나 긍정 편향 평가 등을 피하도록 공지하는 것이 좋다. 이는 퇴근하여 집에 가는 과정에서 "마스크를 착용합시다!"나 "손을 잘 씻는 것이 중요합니다!"라는 문구나 포스터를 열 번 이상 보는 것과 마찬가지의 기능을 한다. 반복해서 확인하고 또 확인하라. 


그러나 가장 중요한 워크숍은 바로 피평가자 들을 대상으로 한 결과 피드백 교육이나 워크숍이다. 다면평가 결과를 이해하고 자기 계발계획을 수립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함께 할 수 있는 워크숍이나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필수이다. 만약 이 정도의 워크숍이 이루어지고 그 안에서 상호 간의 이해와 공감대 속에서 자기 결과를 받아 들이게 된다면 훨씬 더 그 결과들을 발전적으로 수용하고 변화해야겠다는 의지와 결의를 다지는데 도움된다. 이와 같은 피평가자 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에 포함되어야 하는 주요 단계와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1) 다면평가 제도 자체에 대한 이해와 학습

2) 부정적 감정 해소 (보통은 '1)의 과정' + '유사하게 불편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끼리 토론하는 과정 중의 상호 이해와 공감' 등의 방법을 활용함)

3) 자기 결과에 대한 객관적 이해와 개방적 수용

4) 원인 분석 (주관적인 원인 분석인 경우가 많으나, 심리검사 등이 추가되면 더 깊은 수준의 원인 분석과 이해가 가능함)

5) 대안 도출 및 자기 계발계획 수립



3. 개인별 피드백 세션을 실시하라. 


이상과 같은 그룹 형식의 워크숍이나 교육, 혹은 그룹 코칭을 한다면 다면평가의 효과는 몇 배는 더 높아진다. 그런데 집합 교육에는 항상 프리 라이더들이 있다. 10명에서 20명 규모의 소규모 단위로 하더라도 강사 혼자서 모든 구성원들에게 만족할만한 최적화된 피드백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특히 다면평가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받은, 즉 조직 관리나 리더십 수행 상 이슈나 문제가 있는 사람의 경우에는 더욱더 집합교육이나 워크숍에 건성으로 참여하거나 혹은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빠지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모 고객사에서 원래는 다면평가 결과 상 하위 20%를 대상으로 의무적인 다면평가 피드백을 하려고 하다가 반발이 예상되어 희망자를 중심으로 실시한 적이 있다. 그랬더니 와야 할 사람들(즉 다면평가 상 이슈나 문제가 있어서 개인별 다면평가 피드백을 통해 개선되었으면 하는 리더들)보다는 알아서 잘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리더들이 더 많이 찾아왔다 ㅠㅠ 물론 좋은 평가를 받은 리더들이 피드백을 통해서 좋은 리더로 거듭나는 것도 좋다. 하지만 개인별 피드백 세션을 운영한다면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야 하는 리더들이 있다. 


첫 번째는 조직 내의 이슈가 있는 경우 혹은 다면평가 상 하위 점수를 받은 리더들이다. 정해진 비율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위 20%나 30% 정도의 점수를 받은 리더들은 개인별 피드백 세션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저항이나 반발이 있다. 하지만 한 시간 정도의 개인별 피드백 세션을 참석하도록만 한다면 끝나고 나갈 때에는 '그래도 받기를 잘했네!'라는 생각이 들게 할 수는 있다. 


두 번째는 핵심인력이다. 임원들이나 혹은 주요 핵심인력들에 대해서는 개인별 피드백 세션을 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이들의 수행은 항상 조직에서 중요하며, 혹시라도 이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것에 그친다면 문제가 커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로서 개인적인 경험 상 핵심인력으로 조직에서 인정받을 정도의 사람들은 개인별 피드백 세션과 같은 프로세스를 보통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더 나은 리더로서의 수행을 다짐하는 좋은 계기로 삼는 경우들이 많다. 투자 대비 효과가 매우 크다. 


마지막 세 번째는 자기 평가와 타인 평가 간의 차이가 큰 경우에는 개인별 피드백 세션을 하는 것이 좋다. 앞서 논의한 절대적인 비율 자체가 하위 30%나 20%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자기 평가와 타인 평가의 차이가 크다면 개인별 피드백 세션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왜냐하면 자기 평가가 타인 평가에 비하여 너무 높은 경우('자기 평가 점수 > 타인 평가 점수'), 본인의 리더십 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과 통찰이 부족하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또한 역으로 자기 평가가 타인 평가에 비하여 너무 낮은 경우('자기 평가 점수 < 타인 평가 점수')는 더욱더 개인별 피드백 세션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타인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리더이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으나 본인 스스로는 부정적인 평가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보통 이와 같은 경우에는 리더가 필요 이상으로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혹은 심한 내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리더로서의 자기 존중감을 향상해주고 내적 스트레스를 완화 혹은 해소해준다면 그들의 우수한 수행이 더욱더 빛나게 된다. 



4. 성격검사(혹은 역량검사)를 추가하라


다면평가의 결과는 현상이나 결과이다. 그런데 행동의 개선이나 실질적인 리더십 향상을 위해서는 원인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만약 다면평가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성격검사나 역량검사 결과가 있다면 그 원인을 추론할 수 있으며, 향후 예상되는 개선 수준까지도 추정할 수 있다. 또한 성격검사나 심리검사를 통해 그 사람의 특성을 고려하여 최적화된 리더십 향상 및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데에도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리더의 대인관계 관리에서, 외향형의 리더들은 보통 '관계 형성' 및 '관계 확대' 등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며, 내향형의 리더들은 유사한 영역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경향을 보인다. 대신에 내향형의 리더들은 '구성원 내적 감성관리'나 '지속적/안정적 관계 관리 및 유지'등에서는 외향형에 비하여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다. 즉 외향형은 성격 특성상 '새로운 관계를 확대하는 것'에 능한 반면에 내향형의 경우에는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제한된 사람들과의 지속적인 관계 유지 및 관리'에 능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성격에 대한 정보는 다면평가의 결과가 발생하게 된 원인을 좀 더 세밀하게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성격검사나 역량검사는 실제적인 잠재력이나 능력 평가에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성격검사나 역량검사에서 '코칭 스킬과 노하우'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면 다면평가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는 것이 맞다. 그런데 역량검사나 심리검사에서는 '코칭 스킬과 노하우'에서 높은 잠재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다면평가에서는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다면 이는 "코칭과 관련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도록 하는 상황적인 이슈나 갈등"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역으로 역량검사에서 '구성원 코칭'과 관련된 역량이나 잠재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오는데 실제 다면평가에서는 '구성원 코칭'과 관련된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코칭 역량 자체는 부족하지만 구성원과 리더의 스타일이나 궁합이 잘 맞거나 혹은 아주 착한 심성을 가진 구성원들인 경우가 많다. 


이처럼 성격검사나 역량검사가 다면평가에 추가된다면 보다 다면평가 결과를 해석하는 데 있어서 보다 풍부한 해석과 깊이 있는 분석, 그리고 개인에게 최적화된 형태의 대인 도출 혹은 자기 계발계획을 수립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면평가를 실시하는 고객사들에게는 이와 같은 방법들을 제안하기는 한다. 하지만 모든 고객사가 이를 적용하지는 않는다. 그 이유는 실시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조직 내에서 잡음이나 갈등이 많기도 하며, 관련된 부작용으로 인하여 시끄러운 경우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초기에는 실시가 안정화되는 것만도 벅찰 것이지만 점차로 다면평가 실시가 안정화되고 수용되는 분위기가 된다면 위에서 언급한 다면평가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들을 추가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좋다. 그렇게 된다면 보다 건강하고 발전적인 조직 내 소통 및 피드백 문화가 정착되는데 틀림없이 도움이 된다. 





본 글과 함께 읽으시면 좋은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https://brunch.co.kr/@mindclinic/328


https://brunch.co.kr/@mindclinic/398


https://www.personalit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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