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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잇터 Nov 17. 2024

두부 지옥이라뇨!

두부는 천국입니다만?!

일요일 저녁 두부 한 팩을 꺼내면 마음이 놓인다.

3천 원도 안 하는 이 하얗고 네모난 덩어리가 도시락 반찬으로 얼마나 든든한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거다.

일주일 동안 도시락을 채우기에 이만한 식재료도 없으니까. 


심심한 맛이 매력인 두부지만

과학 지식 하나만 기억하면 두부의 고소하고 노릇한 풍미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그건 바로 ‘마이야르 반응', 맛있는 스테이크를 위한 꼭 기억해야할 기본적인 원칙이다

(*마이야르 반응 = 단백질이 120°C 이상에서 맛있게 변신하는 화학반응)


마이야르는 120도 이상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끓는 점이 100도인 물기는 없애줘야한다. 

물기를 잘 빼고 팬 위에서 치이익 소리를 들으며 구워낸다. 물기를 잘 빼기 위해서는 전자레인지로 살짝 돌리거나 키친타월로 꾹 눌러 30분간 상온에 둬야한다. 잘 마른 두부가 준비되었다면 팬을 뜨겁게 달군다.

기름을 두르고 또 잠시 기다리자.  두부를 올릴 때 비가 내리기 전까지 기다리자. 

‘치이이이익 치이이익’

이제부터 여유를 가지자.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부는 물기를 뱉어내며 황금빛을 내기 시작할 것이다. 

그때부터 노릇노릇한(?) 향이 나기 시작한다.

아, 이 고소한 냄새!


이제 뒤집을 타이밍이다. 그리고 다른 한 면도마저 굽는다. 이 면은 생각보다 빠르게 색을 내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양면이 비슷한 색으로 구워지면 끝. 간단하지만 완벽한  반찬 완성이다.


구운 두부는 반찬통에 차례대로 쌓고, 3조각은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보길 권한다.

뜨거운 두부 구이를 바로 먹을 수 있는 건 오로지 이때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뜨거운 두부를 한 입 먹으면 ‘얘 봐라?’가 절로 나온다.  부드럽고 촉촉해서 마치 모차렐라 치즈 같다.

생각보다 뜨겁기 때문에 이리저리 입 안에 굴려가며 먹는다.

뜨거운 두부를 먹는 동안 반찬 통 속 두부는 뚜껑을 열어놓고 한 김을 식혀주자. 

그냥 넣어두면 물기가 생겨서 금방 상해버릴 수도 있다.  


차가운 두부는 단단하고, 뜨거운 두부는 부드럽다.

그 둘의 매력을 모두 알기에 컬리나 쿠팡에서 장을 볼 때 두부 한 모는 필수템이다.(최소 주문 금액이나 무. 배를 위한 좋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평범하지만 언제나 믿음직한 두부.  

도시락통 한 켠에 자리 잡은 그 하얀 조각들은 하루를 잘 버틸 수 있게 도와줄 거다.

두부처럼, 든든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지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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