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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여행자 Nov 04. 2024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2

온돌난방

오늘도 전통한옥주택에서 포기하지 않았던 것을 이야기해 볼게요.


바로 온돌입니다.

지금까지도 고수하고 있는 우리의 난방방식입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꽤 쌀쌀해졌는데요.

밖에 있다가도 해가 지고 추위에 몸을 웅크리게 되면, 집의 따뜻한 온돌 바닥이 생각납니다.

'집에 들어가서 보일러 켜고 이불을 덮고 귤을 까먹어야지."


우리나라의 온돌은 언제 시작되었을까요?

<고구려조>, <고려도감> 기록 등의 문헌기록에 따르면, ‘일반 백성들의 집은 초가였고, 절과 신당, 왕궁, 관아들은 기와지붕을 하였다. 가난한 사람들은 겨울에는 장갱(長坑)을 놓아 그 아래 불을 때서 덥게 지냈다.‘

여기서 장갱은 구들을 뜻합니다.

온돌 바닥을 사용했다는 증거죠.


우리나라의 온돌의 시작은 삼국시대부터, 전체 온돌 바닥 사용 및 확산은 고려시대로 보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캉'이라는 실내의 1/3~1/2 정도 부분 구들을 설치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바닥면을 온돌화 하는 방식으로 발달하지는 못했습니다.


특히 고려시대부터 온돌과 마루를 함께 두는 주거방식은 전통 양식으로 정착됩니다.

따뜻한 방과 시원한 마루를 함께 구성하는 것은 전 세계 유일무이한 주거방식입니다.


열이 이동하는 방법에는 전도,  대류,  복사의 3가지가 있습니다.

지금부터 과학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용어는 빼고(저도 어려워요) 아주 간단히 살펴보면,

열의 전도는 고체에서 열전달이 일어나는 방식입니다.

물이 끓고 있는 냄비 뚜껑을 만질 때, 냄비 뚜껑의 열이 우리 손가락에도 전달됩니다.

금속의 경우 열이 잘 전도되는 물질입니다.


열의 대류는 액체와 기체 내에서 일어나는 방식입니다.

여름에 사용하는 에어컨, 겨울에 사용하는 전열기구나 라디에이터가 주로 열의 대류를 이용합니다.

차가운 공기는 아래로 따뜻해진 공기는 위로 움직이면서 주위를 시원하게 또는 따뜻하게 합니다.

하지만 겨울철에 단점은 주변을 건조하게 만든다는 것이죠.


열의 복사는 유일하게 매질이 없는 상황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열의 이동 방식입니다.

해가 쨍쨍한 날 우리의 몸이 따뜻하게 또는 더워지는 것,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으면 마찬가지로 더워지는 것은 태양도, 사람도, 물체도 모두 복사열을 내보내기 때문입니다.

전열기구 가까이에 있으면 따뜻한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열과 나 사이에 장애물이 있으면 열은 전달되지 않습니다.

해를 피해 그늘로 간다거나, 전열기구 앞에 다른 사람이 있다거나 하면 열기를 느끼기 힘든 것처럼 말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열이 이동할 때 한 가지 방법으로만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2~3가지 방법으로 이동한다는 것입니다.


한옥의 온돌은 주로 열의 대류와 복사를 이용합니다. 특히 바닥의 구들장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구들장은 판판한 돌인데요. 뜨겁게 데워진 돌이 바닥을 따뜻하게 유지시켜 줍니다.

돌은 한번 머금은 열기를 오래 품고 있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온돌바닥은 주변을 건조하게 하지 않고도 공기를 따뜻하게 만들어줍니다.

이를 위해 구들장은 잘 배치하는 것은 엄청난 기술이 필요한 일이었다고 합니다.

또한 따뜻한 봄이 되면 쌓인 재를 제거하기 위해 고래를 청소해야 합니다.

전통 온돌의 구조 (사진출처: 국가유산청)

현재는 구들장을 놓을 수 없지만, 이를 변형시켜서 물을 데우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바닥에 온수관을 깔고 이를 전기나 가스로 데웁니다.

현재 바닥 온수관

온돌은 생활양식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바로 좌식생활, 와식생활인데요.

바닥이 따뜻하니 의자를 사용하기보다는 바닥에 앉는 것이 익숙합니다.

바닥에 앉기도 눕기도 해야 하니 밖에서 신은 신발을 신을 수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바닥난방이고 생활양식이지만, 이를 경험한 외국인들은 그 아늑함과 쾌적함에 반하고 맙니다.

미국의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낙수장(Fallingwater, 1936~1939)으로 유명한 그는

1914년 겨울, 프로젝트 차 방문했던 일본 도쿄에서 '한국식 온돌이 깔린 방'에서 머물게 되었습니다.

낯선 땅, 도쿄의 겨울 추위에 지진 그에게 온돌방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이후 그는 도쿄 제국호텔 일부에도, 미국의 제이콥스 주택에도 온돌을 적용합니다.

(참고자료: https://vmspace.com/report/report_view.html?base_seq=MTA3Nw==)


발바닥에서부터 전해지는 따뜻함, 뜨끈한 바닥에 등을 대고 눕기,,,

시간을 흘렀어도, 우리는 바닥난방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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