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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니 Dec 17. 2022

화가 난 고객님의 마음을 누그러뜨린 메시지

화가 난 고객님의 마음을 누그러뜨린 메시지










무역 회사에서 근무할 때의 일입니다. 당시 회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물건은 모두 중국에서 만들었고, 사용자는 우리나라 고객이었습니다. 그 말인즉, 중국어로 된 사용법을 한국어로 번역해서 고객에게 보내야 했죠. 하루는 회사 메일 주소로 한 통의 메일이 왔습니다. 자신이 받은 사용법이 100% 번역이 되지 않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급하게 구입했는데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아 물건을 사용하지 못했다며 책임지라 하더군요. 글만 봐도 상당히 화가 난 상태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나는 즉시 해당 고객에게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냈어요.





안녕하세요. ◦◦님. 먼저 저희 제품을 이용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믿고 구매해 주셨는데 얼마나 기분이 상하셨을지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제가 ◦◦님이었어도 엄청나게 화가 났을 거예요. 번역을 모두 마치고 드려야 했는데,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번역을 해서 메일로 보내드릴게요. 제가 OO 회사에 근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한다고 하면서도 실수를 했네요. 오늘도 ◦◦님의 충고로 한 뼘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앞으로 어떠한 일을 하든지 꼼꼼히 확인하고, 점검하는 습관을 갖겠습니다. 날씨가 꽤 추워졌지요? 아무쪼록 건강 유의하시고, 하시는 모든 일이 뜻대로 이뤄지시길 바랍니다. 혹시 메일 보시고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문의해 주세요. 다시 한번 저희 회사 제품을 이용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비즈니스 영역이야말로 죽은 글이 가장 빈번히 발생하지 않나 싶습니다. 딱딱한 단어나 문장이 즐비한 글쓰기가 비즈니스 영역이기 때문이에요. 특별히 이 영역에서 죽은 글이 많은 이유는 고정관념 때문이겠죠. 뭔가 어려운 말, 잘 안 쓰는 말을 나열하면 왠지 수준이 높아 보이는 글이 될 거라 착각하기 때문일 겁니다. 괜히 격식을 차려야 할 것 같고요. 하지만 고정관념을 깨야 합니다. 특히나 고객에게 불만의 글이 왔을 때도 틀에 박힌 글로 응대해서는 안 돼요. 나는 실제로 위의 사례뿐만 아니라, 고객이나 회사 내에서 보내는 메일일수록 편안하게 작성했습니다. 고객의 후기나 거래처의 반응 역시 좋았어요. 며칠 후 오히려 자신이 감정을 내세우며 화를 내어 미안하다는 답변을 받았거든요. 이처럼 살아 있는 글은 어디서나 통하는 법이에요. 자, 이제 여러분 차례입니다. ^^








https://m.blog.naver.com/hyejin1763/222954313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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