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 마주하기
무지개처럼 다양한 색을 가진 아이들이
자기 색을 마음껏 뽐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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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으로 100명이 넘는 경쟁자들 속으로 들어갔던
이안이.
그 사실을 알게 된 순간부터 매일 긴장하고, 걱정하고…
아빠의 과한(?) 응원에 억지로라도 긍정 회로를 돌리며 그날을 맞이했다.
오후 일정에는 3년째 괴롭히던 형이 있는 팀과의 연습 경기까지 있었다.
1학년 때부터 3학년까지, 훈련이나 자체 경기에서 늘 과하게 차고 밟고, 밀고, 치며, 거짓말과 뻔뻔함을 일삼던 그 형.
아직은 마주하기 힘든 아이는 피하고만 싶어 했다. 지난번 연습경기에서도 그랬으니까.
결국 나는 이런 말을 했다.
“근데 언제까지 도망 다닐 수 있을까? 테스트에서 만나면 그때도 피할 거야?”
그렇게 훈련을 하고, 야간 훈련까지 마치고… 드디어 기다리던 그날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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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의 날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실력과 피지컬 모두 뛰어났다.
경기를 마친 이안이는 풀이 죽은 얼굴로 말했다.
“내년에 또 도전할 수 있어? 이번엔 안 될 것 같아. 무릎도 너무 아파.”
남편과 나는 눈빛으로 대화했다.
“연경 데려가자.”
“응.”
“이안아, 연습경기는 빠질 수 없는 상황이야. 지금 할 수 있는 건 약국에서 약을 사 먹거나, 병원에 들렀다가 경기장으로 가는 거야. 어떻게 할래?”
“그리고 코치님께 전화드려. 결과가 어쨌든 잘 끝났다고, 믿고 보내주신데 감사드린다고.”
쭈뼛쭈뼛 전화를 걸던 아이는, 센스 있는 코치님의 따뜻한 답변에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전화를 마쳤다.
“나, 병원도 약도 괜찮을 것 같아.”
그리고는 못 자던 잠을 푹 자고 경기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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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면과 성장
형들 얼굴을 보며 이안이는 또 불안해했다.
“잘했냐고 물으면 뭐라 하지? 그냥 잘했다고 할까?”
“응. 너 못하지 않았어. 리딩도 잘했고, 전환도 좋았고, 패스도 적절했어. 잘한 거 많았어.”
형들에게 둘러싸여 어영부영 운동장으로 들어간 아이는, 결국 신나게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후 아이의 얼굴엔 멍이 들어 있었다.
“왜 그래?”
“그 형이 스로잉 할 때 팔꿈치로 쳤어.”
하…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그 버릇.
그런데 아이는 오히려 말했다.
“괜찮아, 엄마. 우리 팀 형아가 말했어. 내가 힘을 기르는 수밖에 없데. 그리고 오늘 떨어져도 괜찮다고 코치님 두 분도 위로해 주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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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성장, 부모의 배움
이제 아이는 가족의 위로보다, 운동장에서 지도자 선생님과 동료들의 위로를 더 크게 느낀다.
피하고 싶었던 두려움을 직면하고, 한 발 더 내디딘 만큼 두 걸음 더 성장했다.
그리고 나와 남편 또한 깨달았다.
조급해하지 말자. 여유를 갖자.
너무 높은 곳을 바라보지 말고, 아이의 시선과 높이에서 바라보자.
가족이란 참 특별하다.
구성원의 경험이 서로를 성장시키는 계기가 된다.
그렇게 우리는 끈끈하고 단단하게, 각자의 길을 준비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