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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Nov 20. 2021

파리와 남자

화장실은 배움터다

점심식사 후 양치를 하는데

소변기에 파리 그림이 눈에 들어온다.


전에 들은 적이 있는데

남자들이 소변을 볼 때 조준(?)하게 만들어

변기 밖으로 튀는 걸 80% 이상 감소하는 효과가 있단다.

'옆구리를 슬쩍 찌르듯' 강요하지 않고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타인의 선택을 유도하는 '넛지(nudge)'효과의 대표적 사례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제공항의 남자화장실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함




예전 절친들 모임에서

나왔던 얘기가 갑자기 떠올랐다.


"나 요즘 자다가 깨서 화장실 가면

앉아서 소변본다"

한 친구의 말에


"그럼 아직도 서서 봤다는 거야?"

"너 참 용감하게 산다!"

다른 친구들 반응이 놀라웠다.


'나만 용감하게 사나...'

혼자 눈치 없는 중년 남편으로 몰릴 때쯤

처음 화두를 던진 친구가 말했다.


"앉아서 봐야
잠 안 깨고 볼 수 있어..."


튀는 문제가 아니라

잠 건강의 팁이었다.




그런데 왜 '파리'였을까?

모기, 거미, 바퀴, 지네 등등 많은데...


일단 주의를 끌려면

처음엔 실물처럼 보여야 할 테니

그곳에 있을법한 흔한 곤충이야 겠고


보자마자 잡기 위해

집중력이 극대화된다는 점에서

가장 만만한 것이 아마도 파리였으리라


만약 내가 그 디자인을 맡았다면

어떤 그림을 그려 넣었을까?


"막 불붙은 성냥,
그 옆에 다이너마이트 한 다발."


사람은 생사가 걸리면

집중력 최고이니까...


화장실은 남자에게 참 훌륭한 배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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