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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본드형 Jul 28. 2022

아들이 특급전사로 돌아왔다

해방을 위하여

아들 도착


아내로부터 톡이 울렸다.

휴가 나온 아들이 집에 왔다는 속보다.


"ㅋㅋ 특급전사 배지 보여?"

이어지는 군복 사진을 자세히 보니

<대한민국 육군 ROKA> 마크 위에 뭔가 생겼다.


"오~~"

회의 중이라 짧은 멘트에 엄지 척 이모티콘을 날렸다.


"밥 묵고 벌써 놀러 나갔어 ㅠ"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아들바라기 엄마의 생중계는

반가움으로 시작해 아쉬움으로 끝났다.


특급전사?

찾아보니 '우수한 군인' 인증 같은 거다.


250m 실거리 사격 20발 중 18발 이상 명중

팔굽혀펴기 2분 내 72회 이상

3km 달리기 12분 30초 이내

완전군장 25kg으로 10km 급속행군

기타 화생방, 구급법 등등


다양한 선발기준을 모두 통과해야 딸 수 있다고 한다.

필수는 아니고, 부대마다 다르긴 하지만

전체 10% 정도가 특급전사라 한다.


'이 어려운 걸

체대생도 아닌 미대생 우리 아들이 해냈다니

이제라도 전공을 바꿔야 하나?'

츤데레 애비 마음도 설레발을 쳤다.




주말 아침, 

소파에 누워 멍하니

<나의 해방 일지>를 정주행 중인 녀석에게


"휴가 또 나오니까 좋지?"

슬쩍 말을 거니


"별루.  들어가는데 뭘..."

대화가 끊긴다.


이민기(염창희 역)같이 수다스럽던 아들

손석구(구씨 역)처럼 말없는 손님이 되어간다.




월요일부터 나의 여름휴가도 시작됐다.

우이동 북한산 자락으로  가족 호캉스를 떠났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피트니스부터 찾아 운동하는 아들을 보니

그 건강하고 자신감 넘치는 근육들이 부러웠다.


"와~~ 아들, 근육 죽이는데"

"근데 특급전사는 왜 딴 거야? 간지 나 보여서?"


질투 섞인 농담에 녀석의 답이 의외.


휴가 줘. 것두 5일.


"그거 쌓으면 나중에 제대 빨리하잖아"

너무나 당연하다는 표정과 말투다.


하긴,

청춘의 자유를 저당 잡힌 군인에게

'해방'만큼 간절한 삶의 동기가 있을까.

 

하지만 아들아!

삼십 년 전 이미 해방을 맞았으나,

허망한 명예나 경제적 자유를 쫓으며

아내를 향한 무조건적 '특급사랑'으로 살아가는 아빤.


네가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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