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행복>이란 묘한 제목에 끌려 뒤표지를 보니
이런 문구가 쓰여 있었다.
행복은 덧셈이 아니야.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행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욕심을 버리라는 의민가...
리스크를 줄이라는 소린가...
내용이 더 궁금해진 이 책을 읽는데
꼬박 일주일이 걸렸다.
500 페이지가 넘는 장편소설은 꽤 오랜만이었다.
작가 정유정의 말을 빌리자면
'무결한 가족'이라는 완전한 행복에 이루고자
불행의 요소를 제거하려 '끔찍한 노력'을 하게 되는
어느 나르시시스트의 이야기라고 하는데
전남편과 의붓아들을 죽인
2019년 고유정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인지
배경과 인물의 심리 묘사가 매우 사실적으로 느껴져
미드를 볼 때처럼 강한 몰입감을 주는 작품이었다.
다 읽고 나니 어쩔 수 없이 드는 의문 하나.
행복은 과연 완전해질 수 있는 건가?
아니, 그전에
내게 행복이란 무엇이지?
소설 속 주인공 유나처럼
'나만 특별한 존재'라는 자기애는 아니더라도
'나름 괜찮은 사람'이라는 자존심은 가지고 사는데
뭘 해야. 아니면 뭘 안 해야 더 괜찮아지려나
그럼 더 행복해질 순 있으려나
생각하다가...
갑자기 배가 고파진다.
아내가 없는 틈을 타
비빔면 두 개를 끓여 숨겨둔 위스키 한잔을 곁들인
나만의 훌륭한 점심상을 차렸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특별하지도 않지만,
가끔은 이런 게 참된 행복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