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샛노란 폭죽, 리톱스 제시아에
남효정
된장찌개 보글보글
소박한 저녁 상에 둘러앉아
맘 편하게 밥을 먹고
도란도란
해가 저무는 하늘
함께 바라보는 날
언 호수에 찍힌
작은 새의 발자국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새 이름 알아맞히며
소리 내어 웃던 날
바로 이런 날
샛노란 폭죽을 쏘아 올리는
작은 꽃이 있다는 것을
그대는 알고 있나요
느리게 빵을 굽는
새로 생긴 빵집에서
갓 나온 빵을 기다리고
오래된 벗을 만나러
아침 일찍 덕수궁 가는
열차 안에서
이른 아침 햇살이
온몸을 감쌀 때
바로 그때
삶을 향해 쏘아 올리는
샛노란 축하의 꽃송이들
목이 말라도
날마다 조금씩 아껴
이파리 가득 물을 모으는
선인장처럼
우리는 작고 빛나는 일상을
하나씩 모아
가슴에 담고 산다
초록빛 편안한 일상이
물방울처럼 모여
샛노란 꽃송이
팝콘처럼 피어나는 시간
축제의 시작
이런 아름다운 축제라면
나는 기꺼이
한겨울 찬 물결 위 청둥오리처럼
신이 나서 하루종일 헤엄치리라
쇠로 된 것을 모두 녹여
커다란 화분을 만들고
거리마다 넘치도록
신비한 꽃들을
함께 심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