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꽃과 함박눈
남효정
빈 와인병에
차가운 물을 담고
안개꽃 한단을
가만히 꽂아놓고 잠든 밤
초콜릿처럼
은박으로 온몸을 감싼
사람들 위로
하염없이 내리는
함박눈
그들의 언 발 위로
내뿜어지는 입김
하얗게 내리는
안개꽃
아침에 방문을
열고 나오니
집안 가득
향긋한 꽃내음
밤을 지새운
사람들의 머리에
고단한 어깨에
새꽃으로 피어난
아침해가 들어와
안개꽃을 비추고
아직 따뜻한 잠자리가
나는 부끄러웁다
<영아가 배움의 주체가 되는 영아 놀이 지원> 출간작가
지금, 바로, 여기서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남효정의 브런치입니다. 음악과 문학을 사랑하는 가족이야기, 자녀와 친구처럼 살아가기, 어린이와 놀이, 교육, 여행 이야기 등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