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분홍 카네이션
또 하루, 보통의 날에
남 효 정
또 하루
보통의 날에
아침이 밝는다
오가는 바쁜 발걸음
홍대입구 전철역에서
이제 막 생화박스를 나온
싱싱한 꽃들이 맑은 물에
발을 담그는 시간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에게
공짜로 제공되는
싱그러운 꽃 향기
아침의 선물
도넛하나에 커피 한 모금
젖은 머리를 손으로 털며
잠깐 숨을 돌리는 젊음
하루를 보내고
고흐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쓸쓸하게
해가 질 때
전철역 가득
음악이 흐르고
환승구간을 함께
춤추며 지나가기를
가장 지친 사람의 생일에
아이돌 생일 전광판에
그 사람 얼굴과 축하메세지가
팝콘처럼 튀어오르기를
아무일도 없었던 날
아주 보통의 하루를 축하해
분홍빛 카네이션 한다발을
나의 하루에 바치는 시간
작은 밥상에
된장 찌개와 쥐눈이콩밥
마주 앉은 얼굴이
정겨웁다
작고 위대한
또 하루, 보통의 날에
나는 쓴다
#보통의 날 #분홍카네이션 #홍대입구역 #놀이와교육연구소
2025년에도 고요하게 성실하게 쓰고 꾸준히 성장하는 작가가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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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목 07:00 발행 [이제 꽃을 보고 시를 씁니다 3]
일 07:00 발행 [오늘 나는 걷는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