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후 Feb 19. 2021

나는 왜 나를 사랑하기 힘든 걸까요...?

우리가 우리에게..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 바로 왕비님이십니다."


동화 속 왕비는 이 대답을 들을 때마다 매우 흡족했어요.  번씩 묻고 또 물었죠.

그러던 어느 날, 거울이 다른 대답을 하기 시작했니다. 세상에서 가장 예쁜 건 백설공주님이라고...


언제나 자신의 아름다움이 최고였는데  믿음에 금이 간 왕비.

거울을 없애기보다 백설공주를 없애기로 다짐한 왕비.
어쩌면 우리의 마음도 그렇지 않을까?

내가 잘하고 있고 사랑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앞의 거울이 그렇지 않다고 비춰줄 때, 우리는 무엇을 더 믿 될?





우리에게도 어릴 때부터 우리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이 있었어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비춰주면, 난 사랑스러운 사람이구나...
성취하고 뛰어난 모습에만 관심 갖고 비춰주면,  난 뭐든 잘 해내야만 하는 사람이구나...
무슨 행동을 하든 비난 섞어 거칠게 비춰주면, 난 보잘것없고 나쁜 사람이구나...
관심 주지 않고 아무것도 제대로 비춰주지 않으면, 난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사람이구나...


그 거울은 주로 부모님이기도 하고, 다른 가족들, 친척, 선생님, 친구, 이웃 등 누구나였을 수도 있어요. 온 사방에서 우릴 비추고 있던 거울은 바로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었니다. 


아기들은 처음신과 타인을 구분하지 못하고, 부모가 해주는 것을 자신이 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그러다 점점 자기를 구분하여 인식하고, 세상을 향해 서툰 걸음을 내딛고 독립적인 도전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는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스스로 알기 어려워 부모의 반응을 지켜보고, 무서울 때면 언제든 그 품에 되돌아가고 싶어 합니다.

대견하게 바라보는 눈빛, 실패했을 때 따뜻하게 위로받을 수 있는 널따란 품,  괜찮은 사람이라고 전해주는  힘은 강력하죠. 부모는 그러한 힘을 가진 거울입니다.

반대로 모진 말들과 폭력적 행동, 조건에 따라 사랑을 주는 품이 나를 비출 때 그것의 힘은 두려움이 더해져 더욱 강렬했을 것입니다.

나는 나의 객관적인 모습을 볼 수 없기에 거울이 들려주는 말을 믿으며 자라왔어요. 어려서는 그 거울이 전부인 줄로만 알았어요...


그렇지만 거울 속에 비치는 모습이 '진짜 나'는 아니에요. 숨을 들이쉬고 내쉬면서 지금 이 순간 심장이 고 있 내가 언제나 진짜입니다.

소중함은 내 시선이 아닌 내 숨소리 안에 있어요.

나의 목소리, 나의 떨림, 따뜻하거나 차가운 손, 간질간질한 느낌 등을 통해 살아있음을 먼저 느껴보세요.


못난 내가 싫고 밉지만,

미운 나 때문에 마음이 아 내가 진짜입니다.

그동안 어떤 거울을 보며 살아왔지를 돌아봅니다.

내가 정말 잘못된 걸까, 거울이 잘못 걸까. 

나를 바꿔야 하는 걸까, 거울을 바꿔야 하는 걸까.

이런 것들에 관해 고민해보는 시간 필요해요.


어차피 어디에도 완벽한 거울은 없으니까요.

이제부터 필요한 건 불완전한 삶을 있는 그대로 불완전하게 비춰주는 솔직한 거울이면 되지 않을까요.


'조하리의 창'이라는 이론 있습니다. 조하리의 창은 총 4개의 창(영역)으로 이뤄져 있는데, 가로축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이며, 세로축은 ‘타인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은 창문의 네 가지 영역을 다 가지고 있지만, 그 성향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각 영역의 크기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납니다.



첫 번째 영역은 열린 영역(open area)으로, ‘나도 나를 알고, 남도 나를 아는 영역’입니다.

두 번째 영역은 맹목 영역(blind area)으로, ‘타인은 나에 대해서 아는데, 나는 나를 모르고 있는 영역’을 말합니다.

세 번째는 숨겨진 영역(hidden area)으로, ‘남은 나에 대해서 모르고, 나만 알고 있는 영역’입니다.

네 번째 영역은 미지의 영역(unknown area)으로, ‘남도 모르고, 나도 모르는 무의식의 영역’입니다.

[*설명 및 이미지 처 : 네이버 지식백과]


타인이기에 나를 정확히 보는 부분도 있지만, 그 누구도 나를 다 알지 못하고, 심지어 나조차 스스로를 다 알지는 못합니다. 인의 능성은 열려있어요. 다만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죠. 거울 비치지 않, 다가올 나의 찬란한 모습을 그려봅니다. 보이지 않아같이 진실입니다.


왜 나는 날 아끼고 사랑하지 못하느냐며 스스로를 또다시 비난하기보다는,

나를 사랑하기 힘든 그 고통마저 이해해주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내 마음의 목소리를 먼저 믿어주세요.

그동안 들여다보던 거울의 바깥, 숨겨져 있던 진짜 세상을 마주해보세요.



* 상단 이미지 출처 pixabay



이전 03화 사랑하지만 좋아하지 않아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