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모임에서 『카네기 인간관계론』 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이 책에서 카네기는 인간관계의 세 가지 기본태도를 주장한다. 세 가지 기본 원칙이란 “비판하지 말고, 칭찬을 하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살펴 보아라” 이다. 그런데 어떤 분이 자신의 지인 중 이 책을 옆에 두고 수십 번을 읽었지만 다른 사람에 대한 칭찬은커녕 비판이나 안 좋은 말을 너무 많이 하는 분이 계시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좋은 메시지가 있는 책을 읽었는데, 왜 삶에 변화가 없으셨을까 의아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질문이 떠올랐다. 책을 읽게 되면, 사람이 변할 수 있는 걸까? 답은 반반이다. 아무리 좋은 책을 많이 읽어도 이를 삶에 적용시키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책은 책, 나는 나”라는 사고방식은 책과 자신과의 연결고리를 이어주지 못한다. 그러니 책을 읽어도 변화하는 게 없을 것이다. 물론 책을 읽을 때마다 이를 다 삶에 연결시킬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에게 특히 영향을 미치는 책이었다면 이를 읽고 삶을 성찰해보거나 변화시켜본다면 내적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다.
나는 책을 읽고 내면적이나 외면적으로 삶에 적용해보고자 시도하였다. 처음 독서모임은 심리 치유를 목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주로 자아 인식의 부분이나 주변 관계와의 문제에 이를 적용해 보았다. 점차 일상적 행동이나 삶의 자세, 태도 등에도 시도해보았다. 당시에 영향을 많이 받았던 책들은 웨인 다이아 『행복한 이기주의자』, 구사나기 류순의 『반응하지 않는 연습』, 배르벨 베르데츠키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와 같은 책들이었다.
특히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를 읽고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책 내용 중에 모건 프리먼의 인터뷰 내용을 인상 깊게 읽었다. 어떤 기자가 모건 프리먼에게 당신을 흑인(니그로)이라고 깍아 내리는 말을 하면 화가 나지 않겠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 그 말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의 자유이지만, 그 말을 받아들이는 것은 나의 자유이므로 나는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 에피소드를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에피소드에서 보듯이 나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는 사람들은 그 말을 하는 사람의 문제이지 나의 문제는 아니다. 그동안은 상대방에게서 날아오는 비수를 그대로 맞고 지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삶에서도 이렇게 해보려고 노력했다. 물론 책을 읽고 나서도 여전히 어떤 비수는 가슴에 꽂히기도 하지만 그 전과 다른 점은 바로 뽑아낼 수 있는 내공이 생긴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자신의 장점에도 시선을 집중할 수 있는 여유도 생겨갔다. 책에서 배운 지혜를 삶에 적용시키자, 마치 백신을 맞은 것 같은 힘이 생겼다.
모임을 만들거나 시작하게 된 계기를 제공한 책들은 일일이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여전히 책을 삶에 밀접하게 연결시키고 있다고 말하기는 부족하지만 하나하나 실천해나가고 있다. 책을 읽는 목적과 이유가 다 다르겠지만, 만약 독서를 통해 삶을 변화시켜나가고 싶다면 작은 것부터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