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음 Oct 24. 2021

2. 서울과 달

 "멀리, 더 넓게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


 나는 천문학자가 되고 싶었다. 멀리 보기 위해서. 그렇지만 그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머리 위엔 하늘이 가득해 쏟아질 듯하다. 나는 만족하고 있다. 오히려 이곳에서 달을 더 잘 볼 수 있는 것이다.

 어둠 속에서 빛들이 꿈틀거리는 것을 지켜본다. 그때와 같은 우주의 어둠을. 더 이상 별은 없다. 하늘과 무척 가깝던 꿈을 살아가던 때의 그 우주를 나는 지금도 바라본다.


 "뜬구름 잡으며 살아갈 수는 없는 법이지."


 우주는 어두운 밤 하늘에도 있다. 거기서 명멸하는 빛들을 나는 바라본다. 별들의 충돌 같은 놀라움 역시 이곳에서도 일어난다. 멀고도 가까운 일들이 거기에 있다.

 나는 우주를 살아보고 싶었다. 거기서 누구보다 더 가까이 별들과 조우하고 교감하고 싶었다.

 달에는 그렇게 아직 내가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추억이 서려있다.

이전 01화 1. 어떤 치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