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고 있던 그것
생각지 못한 그것
갑자기 떠오른 마음에 어지럽다
칠흙같은 어둠 속에 감춰진 비현실적인 상상
아름답게 맺을 것 외에 다른 꿈은 그저 허상인데
떨리는 심장소리가 손끝으로 느껴진다
좀더 가까이 다가서면 멀어질 아름다운 망상인데
아직도 여전한 익숙한 실루엣에 휘청인다
한번도 떠오를 때가 없었는데
이상한 에너지가 지독히도 사람을 괴롭힌다
한 번은 만날 수 있을까 한 번은 지나칠까
두근거리는 이 심장의 의미가 없어야 잠들 수 있는데
아득히 감추고 있던 저 마음 아래 시간들을 기웃거린다
보고있어도 모를
오래 전 감정의 조각들
왜 다시 돌아와 미로처럼 엮인 이곳을 못 빠져나가는지
같은 출발점에서 쳇바퀴돌듯 만나기를 반복한다
그저 스치고 지나치다 결국엔 다시 스치고 지나쳐간다
생각지못한 선물같은 밤의 시간,
오랜만에 방황해 본다
그리웠다
보고싶었다
저 두 문장의 의미를 좀더 일찍 알았어야 했다
미묘하게 달랐던 우리의 감정이 늘 함께하던 그 시간
햇살이 무섭게 내리쬐던 그 날 그 푸른 나무 아래 벤치
숨길 수 없던 어린 고백의 떨림을 나는 모른 척 했다
그 순백의 심장소리가 그리운 이 밤이 지독히도 괴롭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빛 하나 의지해 본다
일렁이는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까 두려워 눈을 감는다
그리움에 보일까봐
보고픔에 마주할까봐
방랑자처럼 이 밤을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잠을 청해본다
제발 잊혀질 꿈이길
그저 순간의 매혹이길
잊지않을 그것
사실은 생각나는 그것
지난날의 과오 지난날의 미숙 지난날의 무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