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선정 Oct 25. 2024

저녁기도

잃는다는 것

망각이란 것

잊는다는 것

지운다는 것

버린다는 것

사라지는 것

착각이란 것

결핍이란 것


아무것도 없는 것

결국 빈 공터라는 것

똑같은 말 똑같은 유희 똑같은 거짓말


모든 위선에 진심 가득담아 기도합니다

제발 그대로 폭발해주세요

괜찮아요

우린 처음부터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소멸시켜주세요

괜찮으니

제발 이대로 죽여주세요

모든 진심에 위선 가득담아 원합니다


제발 나만은 그대로 살게 하소서

모두가 사라져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때

무에서 유가 되고 싶던 나를 기억하소서

다 잃었지만 소멸하지 못한

불쌍한 나를 기억하소서




이전 18화 분실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