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나의 출산 예정일을 기억하고 연락을 해오는 지인들이 많다.
"아름아, 곧이지? 몸은 좀 어때? 출산 전에 맛있는 것 좀 사주려고~"
"언니~ 여행 다녀오다가 신생아 옷 보고 허니 생각나서 하나 샀어요."
그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 작은 관심 덕분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진다.
이렇게 나를 기억하고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다니...
그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감사한 마음도 더욱 깊어진다.
얼마 전 교회 공동체에서 출산 선물을 보내온 언니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을 때, 언니가 이렇게 말했다.
"나도 이 공동체 안에서 받은 사랑이 많아서 그 사랑 흘려보내는 것 같아."
사랑은 받아본 사람이 베풀 줄 안다고 하지 않던가.
나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받은 마음을 고스란히 돌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런 따뜻한 감정을 되새기던 오늘, 뜻밖의 연락이 왔다.
예전에 함께 협업했던 콘텐츠 회사 대표님이었다.
일과 관련한 용건이었지만 자연스럽게 출산휴가 이야기가 오갔고, 나의 출산 일정까지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대표님이 건넨 따뜻한 한마디.
"처음은 안 겪어봐서 늘 너무 두렵죠. 하지만 잘 해내실 거예요. 훌륭한 엄마가 되실 겁니다."
짧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응원이었다.
뜻밖의 메시지에 괜스레 힘이 나고, 이 연락이 단순한 우연은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받은 온기들을 가슴 깊이 새기며,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손길을 전할 수 있기를 다짐해 본다.
10일 전 허니에게 쓰는 편지
허니야, 오늘도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하루였어. 이번 겨울은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는 것 같아.
설거지를 하다가 문득 창밖을 바라보니,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엄마와 함께 썰매를 끌고 다니더라. 즐거워하며 뛰노는 모습이 얼마나 사랑스럽던지.
그러다 문득, 우리 허니도 세상 밖으로 나와 저 하얀 눈을 밟으며 깔깔 웃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어. 상상만으로도 두근거리고, 눈앞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것 같아.
요즘은 거리에서 마주치는 아가들마다 허니의 친구들처럼 느껴져. 마치 허니가 이 세상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는 것만 같아서 더 특별하게 보이고, 더 애틋하게 다가오는 요즘이야.
허니야, 세상에 나오면 주변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하는 따뜻한 사람이 되길 바라. 오늘도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