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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캣 Jan 28. 2024

고양이도 환장한다

Hooked on a feline

고양이를 보는 순간 집사들은 냥바보가 된다. 

잡고 있던 집사의 이성을 고양이는 한방에 무너뜨린다.

잽도, 펀치도 필요 없다.

그냥 존재 자체로 집사는 이미 K.O이다.

그것이 고양이 마법이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생겼지?!

미안하지만, 집사에게 반하는 고양이는 거의 없다. 

그러니 집사가 아니겠는가.

짝사랑과도 같은,

불평 없이 냥감자 치워주고, 밥 주고, 재워주는 사람,

그러면서도 좋다고 헤헤하는 사람.


그런 세상 도도한 고양이도 환장하는 것이 있으니...

그거슨 바로...

집사가 신던 슬리퍼...

으잉?

고작 슬리퍼라니.

그것도 신던 슬리퍼.

발냄새를 맡는다는 건 찝찝한 일인데...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발냄새가 고양이 페로몬 냄새와 비슷하여,

고양이는 그 냄새를 맡으면서 스트레스 완화와 안정감을 취한다는 설과...

따듯하고 푹신푹신한 촉감이 좋아서 좋아한다는 설과...

좁은 통로와 같은 장난감으로 생각한다는 등...


어찌 됐든,

고영희는 슬리퍼에 환장한다.

집사가 신던 슬리퍼를 벗어두면 난리가 난다.

턱을 비비고,  

냄새 맡고,

(발)도 넣어보고,

베개처럼 베고 자기도 하고...

그야말로 냥난리이다.

거의 my precious~ 느낌이다.

슬리퍼와 혼연일체...
정신줄 놓은 고영희

영희야~

우아함은 어디로?!


그래도,푹 빠질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건,

행복한 일 아니겠는가.


아주 잠깐이라도,

이성에서 도망치 듯 벗어나는

순간들이 있어야 살 맛 나지 않겠는가.


냄새나는 슬리퍼일지라도,

고영희가 행복하다, 그만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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