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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캣 Feb 18. 2024

감히 어딜 만지냥?!

우리 집 영희는 턱밑과 머리를 만져주는 걸 세상 즐긴다. 왜? 셀프 그루밍이 안 되는 부위다. 다른 부위를 만지면 영희는 다시 핥으면서 그루밍을 하기도 한다. 대체 왜?! 집사가 더러워...?!ㅠ.ㅠ 


수의사들은 집사가 만진 곳을 고양이들이 다시 핥는 행위는 냥이가 기분이 좋아서 일수도 있고, 기분이 나빠서일 수도 있다고 한다(집사둥절). 집사가 털을 헝클여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다시 정리하는 것뿐일 수도 있고, 아니면 집사 손에 묻은 로션이나 향수냄새를 지우는 것뿐이라고 한다.

표정 무엇?!

영희 표정을 보면... 왠지 불쾌해 보이는 건 기분 탓인가. 털방향대로 만져도 저러고 다시 핥는다. 다시 보니 좀 헝클어진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췟.... 치사한 녀석.


가끔 집사는 영희를 끌어안고 말랑말랑한 배를 원 없이 만진다. 아, 행복하다. 평소엔 무음냥이지만, 이때만은 아아아아앙 하면서  불만을 드러낸다. 그 소리가 귀여워서 더 만지고 다. 잽싸게 집사 품에서 도망간 영희는 또 심히 앉아서 그루밍 중이다. 


집사 품에서만 놀고 자던 아깽이 시절이 있었다. 이젠 컸다고 도도하고 까칠하다. 냥춘기 인가... 그래도 집사가 어딜 만져도 골골거리는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칫솔 브러싱이다.

고양이 혀를 보면 무진장 까끌까끌하게 생겼다. 그래서 칫솔 브러싱을 해주면 체감상 다른 고양이가 핥아주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한다. 알로그루밍(고양이들이 서로 그루밍을 해주는 행위) 할 수 있는 형제도 친한 고양이도 없는 영희를 위해 집사는 열심히 브러싱을 해준다.

 어미고양이가 아깽이 시절에 자신을 핥아주던 기억을 떠올리는지는 몰라도, 영희는 칫솔 브러싱을 할 때마다 무척 편안하고 행복해 보인다. 골골 송이 절로 나오고 꾹꾹이도 자동모드다. 

집사도 덩달아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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