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가는 이 땅의 고통을 등진 채 홀로 행복할 수 있을까?’
‘끝없는 욕망을 원동력으로 종말을 향해 폭주하는 세상 속에서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쌀 한 톨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무게를 잰다/바람과 천둥과 비와 햇살과/외로운 별빛도 그 안에 스몄네/농부의 새벽도 그 안에 숨었네/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들었네
만일 당신이 시인이라면
당신은 이 한 장의 종이 안에서
구름이 흐르고 있음을 분명히 보게 될 것입니다.
구름이 없이는 비가 없으며,
비 없이는 나무가 자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무가 없이
우리는 종이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종이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구름이 필수적입니다.
만일 구름이 이곳에 없으면 이 종이도 여기에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구름과 종이가 서로 공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틱낫한, <반야심경>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