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눈질로 보고, 따라 하기.
내가 좋아하는 예쁜 친구가 앞머리를 자르면
나도 얼마 뒤에 잘라보기.
근데 그 친구의 앞머리는 이미 길어져 있다.
친구가 입었던 흰 바지가 예뻐서,
같이 옷 사러 갔을 때는 못 사고
혼자 남아서 혼자 사 입었을 때
친구가 입었던 청바지가 예뻐서,
혼자 사러 갔는데 잘못 사서
친구가 놀렸을 때
그때마다 나는 배와 옆구리가 튀어나온다.
그림을 따라 그리는 건 즐겁다.
내 그림을 그릴 때는 망설인다.
아주 아주 아주 나다워지면 누구와도 같지 않은 특별함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이렇게 따라 하고 싶어 지는 나도 나일까?
적어도 글을 쓸 때만큼은
그 누구의 글도 문체도 따라 하지 않는 나를
마주한다. 그래서 마음이 풀어진다.
더 이상 긴장하거나 눈치 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