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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링 Nov 29. 2021

따라 하기



곁눈질로 보고, 따라 하기.


내가 좋아하는 예쁜 친구가 앞머리를 자르면

나도 얼마 뒤에 잘라보기.

근데 그 친구의 앞머리는 이미 길어져 있다.


친구가 입었던 흰 바지가 예뻐서,

같이 옷 사러 갔을 때는 못 사고

혼자 남아서 혼자 사 입었을 때


친구가 입었던 청바지가 예뻐서,

혼자 사러 갔는데 잘못 사서

친구가 놀렸을 때


그때마다 나는 배와 옆구리가 튀어나온다.



그림을 따라 그리는 건 즐겁다.

내 그림을 그릴 때는 망설인다.



아주 아주 아주 나다워지면 누구와도 같지 않은 특별함을 가지게 된다고 했다.

이렇게 따라 하고 싶어 지는 나도 나일까?


적어도 글을 쓸 때만큼은

그 누구의 글도 문체도 따라 하지 않는 나를

마주한다. 그래서 마음이 풀어진다.


더 이상 긴장하거나 눈치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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