桃花谿 桃花源을 찾아서
張旭 685-759
隱은隱은飛비橋교隔격野야煙연◎ 아지랑이 너머로 잔도(棧道)가 가물거리는데
石석磯기西서畔반問문漁어船선◎ 바위길 따라돌아 어부에게 길을 묻네.
桃도花화盡진日일隨수流류水수 복사꽃 냇물 따라 종일토록 흘러서 가니
洞동在재淸청谿계何하處처邊변◎ 도화원 들어가는 굴이 이 골 어디쯤에 있소?
이 시는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를 바탕으로 지어졌습니다. 도화원이란 중국인들이 상상하는 유토피아입니다. 도화원기에 의하면 晉나라 때의 어부가 어느날 때 아닌 복숭아꽃이 흘러내려 호기심으로 배를 저어 상류로 올라갔습니다. 한참 올라가다 보니 바위 사이로 구멍이 있는데 도화는 그 굴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굴 속으로 한참 들어가니 별천지가 나오는데 거기에는 복사꽃이 만발한 사철이 봄이었습니다. 거기에는 秦나라 때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바깥 소식을 전혀 모르고 살고 있었습니다. 그곳은 세상의 법령도, 폭정도, 전쟁도 없는 유토피아였습니다. 한동안 머무르다가 집일이 걱정되어 고향에 돌아갔다가 식솔들을 거느리고 다시 돌아올 마음으로 떠나고자 하니 거기 사람들이 아무에게도 말을 전하지 말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어부는 돌아올 마음으로 길목마다 나뭇가지를 꺾어서 표지를 해두었습니다. 나중에 식솔을 거느리고 오던 길을 찾았습니다만 표지가 없어져서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별천지로 들어가는 굴 입구를 물었습니다만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어 울며 돌아오는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를 소재로 쓴 시입니다.
隱隱飛橋隔野煙
隱隱 아스라이 보인다. 가물거리다. 飛橋 높은 다리.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도화원 골짜기에 높은 다리란 절벽에 나무를 선반처럼 덧대어 놓은 위험한 다리, 잔도(棧道)라고 옮기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중국은 예부터 절벽에 잔도를 놓는 기술이 뛰어났습니다. 隔 사이가 벌어지다. 간격. 여기에서는 시인과 잔도와의 거리로 옮겼습니다. 野煙 아지랑이, 들안개, 내. 시인과 잔도 사이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으니 다리가 가물거린다고 하였습니다.
石磯西畔問漁船
石磯 바위, 돌 길. 西畔 서쪽 두렁 밭 길. 서쪽은 시의와 관련이 적으므로 생략하여 옮겼습니다. 대신에 ‘따라돌아’라고 옮겼습니다. 問漁船 어부에게 도화원에 가는 길을 묻다. 올 때의 기억을 더듬고 길을 물어 별천지인 도화원을 다시 찾아가는 길입니다.
桃花盡日隨流水
桃花 복숭아 꽃, 여기에서는 복사꽃이라 옮겼습니다. 도화는 이상적인 세계와 장수를 상징하는 시어입니다. 桃色(도색)이라면 미인과 섹스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盡日 하루 종일. 隨 따르다. 따라서. 流水 흐르는 강물, 시냇물. 복사꽃이 흘러내리는 황홀한 강물을 묘사한 장면입니다. 후에 우리에게도 익숙한 落花流水(낙화유수)라는 성어가 생겼는데 이와는 좀 다른 의미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落花有意隨流水 流水無情戀落花 - 도화는 물이 좋아 쫓아가건만 물은 무정하게 흘러만 가는구나" 짝사랑하는 심정이기도 하고, 춘경의 아름다움을 못내 아쉬워하는 마음이기도 합니다.
洞在淸谿何處邊
洞 마을, 구멍. 여기에서는 도화원 입구의 굴. 도화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말합니다. 원문에는 없지만 도화원이란 말을 명시해야 시의를 옮길 수 있습니다. 在 있다. 淸谿 맑은 계곡 웅덩이. 溪는 흘러가는 '시내'라서 좀 다릅니다. 何處 어디? 의문문으로 옮겨야 합니다. 邊 갓. 곳. 여기에서는 ‘쯤’으로 옮겼습니다.
도화원의 전설을 소재로 삼아 이상향을 찾는 몽환적 심경을 나타낸 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