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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불가 난폭견 쿤이의 일기

동물행동생리학 


나는 성격이 예민한 편이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불안한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내 몸과 마음은 다 자랐지만 여전히 마음속엔 불안감이 가득하다.

나를 둘러싼 환경과 사람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고 ' 평생을 살아도 ' 낯설기 때문이다.


어느 날 외계인들이 우리만의 공간에 쳐들어와 일제히 나를 노려본다.

그리고 그중 무섭게 생긴 한 명이 갑자기 내 뺨을 때린다. 내가 왜 그러냐고. 하지 말라고 조용히 말했다.


그랬더니 뭐라 뭐라 외계어를 나불대며 갑자기 내 옆구리를 발로 찼다. 너무너무 아팠다.

"하지 마세요!!"라고 소리쳤다.


그랬더니 아예 나를 엎어뜨려서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내 두개골 속 중추신경계가 화들짝 놀라며 척추관을 타고 온몸으로 충격과 고통이 전달된다.

중력과 상대의 압력과 살기가 느껴지는 상황에 나의 억울함은 커져만 간다.


'나는 상대를 먼저 공격한 적도 없는데...'


우리 집에 ' 예의 없이 ' 먼저 쳐들어온 상대가 싫지만 무서워서 일단 고개를 숙여본다.

그래도 상대는 나를 내려다보며 다시 외계어를 중얼중얼 거린다.


내 심장은 미친 듯이 뛰고 온몸의 근육들이 긴장하며 상대로부터 언제 날아올지 모를 갑작스러운 구타에 대비하기 위한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스트레스로 인한 노르아드레날린 수치도 급상승한다.


과립구의 활성화로 내 면역력은 뚝뚝 떨어지고 간 수치는 높이 치솟는다. 혈압이 오르고 혈당 또한 함께 오른다.


호흡하는 게 힘들어지고 지금 여기가 어딘지도 모를 만큼 혼란스럽다.


심지어 정상 작동하던 나의 뇌하수체마저 끔찍한 공포 상황에 기능상실을 했는지 거실에 똥오줌을 지려버렸다.


너무 창피하고 자존심이 상한다.

다 커서 배설도 못 가리는 바보 취급 당하는 건 나도 싫단 말이다..


이 공포 상황을 벗어나고자 제발 하지 말라고, 복종하겠다고 계속 말하고 낑낑거렸지만 상대는 나를 구석에 밀어붙여 물리적 충격과 정신적 타격을 함께 가했다.


나는 누구든 제발 나를 살려달란 뜻으로 마지막으로 온 힘을 다해 소리친다.


"아프다고요!! 도대체 나한테 왜들 이래요? 상대방이 나를 먼저 위협해서 내가 하지 말라고 한 게 그게 그렇게 잘못한 거예요?"


사람들의 눈빛이 차갑다. 가족이란 사람들 마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처절한 심경이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나를 "공격적인 놈.ㅉㅉ"이라며 손가락질한다.

나는........ ' 공격적인 놈 ' 인가보다.


별로 배운 게 없어 무식하단 소리는 듣곤 하지만 내가 태어난 이 세상에 잘 적응해 보려 노력했는데.. 역시 나는 안되나 보다.


그리고 세상에 믿을 놈은 하나도 없다.


- 온전히 강아지의 입장에서, 의뢰인의 입장에서만 바라본 시각입니다. -


참고용 레퍼런스 영상 https://youtu.be/DtpDXk-sJ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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