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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을 간병하는 며느리가 된 이유

며느리에게 효도받고 싶다면 이 정도는 하셔야..



적절한 결핍과 적합한 보상은  

그 사람을 불구덩이에도 뛰어들게 만든다.


- 사람 노예원 -



물론, 나중에 시어머니의 암투병에 이어

전신마비 된 시아버지 간병 사태가 벌어졌을 땐 결국 한계에 다달았지만..

도대체 답도 없는 전신마비에는 어떤 재활치료가 효과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비교 대조군의 기록을 남겼던 자식들..


그래도 끝까지 시아버지 간병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을까..?


적절한 결핍과 적절한 보상은

그 사람을 무엇이든지 하게 만든다.

그게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일이라 해도..




나는 어릴 때부터 외로웠다.     


어느 날은 새엄마의 집으로,

어느 날은 새엄마네 친척 집으로,

그러다 다시 엄마 집으로 돌아온 유년 시절 때문일까.


상처를 치유하는 봉사일기 참조

 

애써 웃어볼 때도 있었지만..


인간이 입은 웃고 있어도

뱃속은 휑한 구멍이 뚫린 채로 살 수 있단 걸 9살 그 어린 나이에 알게 됐다.

    

아마도 그래서 동물이 좋아졌나 보다.   


동물 친구들은 내가 그들을 버리지 않는 한

수명이 다할 때까지 절대로.

나를 먼저 버리진 않았으니 말이다.     


사람에게 버려져도, 또다시 사람들을 좋아하는 바보..
유기동물 보호소 봉사활동


또한 부모님이 짐승이라며 그토록 무시했던 친구들 덕분에 평생의 소울메이트인 남편을 만나게 되었으니 얼마나 고마운 존재들인가.

       

남편은 난생처음으로 내가 웃고 있어도

아픈 사람이란 걸 알아봐 준 사람이다.


구멍 뚫린 내 영혼이 아프지 않도록 약을 발라주고, 그 약이 무척 따갑다며 소리치고 발광하는 나를 끝까지 붙잡아준 사람이다.


그렇게 다시 살아갈 힘을 준 생명의 은인과도 같은 사람이다.   


여기서 기억과 감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간단하게만 얘기하자면 현대판 며느리가 시댁에 들어와 시부모님 간병까지 하게 된 것은


- 대상 개념

- 시간 개념

- 주체 개념 모두가 맞아떨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즉, 상대에게 바랄 것이 못 되는 걸 바라려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먼저 남편과. 시부모님이 진심으로

부인, 며느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게

' 순서 '라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며느리를 진심으로 아낄 줄 아는 분들이라면 그 가족들은 얼마나 더 아껴주실까?  


시아버지는 시어머니가 무거운 짐을 들지 못하도록 언제나 당신께서 모두 다 드셨다.

종갓집 제사에 쓰이는 모든 장들은 언제나 시아버지의 몫이었다.


친정 엄마는 제사 때마다 며칠씩 오르막길에 장을 보고 나르다 손목이 나가고, 혼자 그 무거운 걸 끌고 오느라 땀을 뻘뻘 흘리는 걸 보며 자란 나에겐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 아.. 생활비 주는 남편이 장까지 봐오는 집도 이 세상에 존재하는구나.. '


시아버지는 시어머니의 선물을 자주 사 오셔서

시어머니가 제발 쓸데없는 물건 좀 그만 사 오라고 짜증을 내실 정도였다.


한 번은 시아버지가 공사를 마치고 밤 11시가 넘어 귀가하셨는데, 그때 어머니가 고장 난 부엌 수도를 고쳐달라고 말씀하셨다.


짜증 한번 안 내고 다 고치신 시아버지의 손에서부터 방바닥까지 붉은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알고 보니 공사할 때 이미 다쳐서 들어오셨는데.. 약도 바르기 전에 어머니가 고쳐달란 수도 문제부터 보시느라 상처가 더 벌어진 것이다. ㅜㅜ


놀라 자빠질뻔한 가족들이 더 놀라지 않게,

그래도 괜찮다며 허허 웃으시던 시아버지셨다.


대박.



바람피우고 돌아온 아빠를 받아준 엄마에게

생활비 주는 게 전부인 줄 아셨던 아버지가 전등 가는 걸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는데.


물론, 남자가 평생 동안 전등 한번 안 갈 수도 있다.

또 힘들게 벌어온 생활비를 주는 것만 해도 너무나 고마운 일이다.


아버지도 ' 본인의 입장 ' 에선 나름 노력하고 애쓴 부분도 많을 것이다.

내가 아버지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은 한, 함부로 말하거나 단정 지어서 안 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누구나 자신은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생각하니까.


하지만.. 시댁에서 이런 풍경을 보고 난 후엔

한평생 엄마 혼자 끙끙대며 전등을 갈아 끼우고,

오랫동안 이빨이 아파도 돈 나간다며 짜증을 낼 아빠가 두려워 진통제로만 버티던 엄마의 모습이 같은 여자로선 얼마나 처량해 보이던지..



그에 반해 시댁에선 내가 전등에 손 한번 대는 걸 절대 허락치 않으셨다.


살림이 서툴러 수박 자를 때도 위태로워 보였는지,

남편은 어느 날 집안내 모든 칼을 치워버리고 과도만 딱 남겨놓았다.

그게 내가 한동안 과일 깎는 과도로만 요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 번은 아파트에서만 살아본지라 사다리 타고 올라가는 다락방이 너무 신기했던 나머지 거기 올라가는 걸 몇 번 보신 시아버지께서 남편을 불러 혼꾸녕을 내셨다.  


왜 예원이를 저런 위험한 곳에 올라가게 하느냐며!

위험한 일은 모두 남자가 하는 거라며 그리 가르치고 또 가르치셨다.


가족이 조금만 아파도 무엇보다 1순위 비상사태로 여기며 함께 병원을 찾고,

병원비도 아까워하는 법이 없었다.




며느리에게 효도받는 방법?

부인이 시부모님 모시게 하는 방법?


간단하다.


남편이 부인을 아끼는 마음을 최대한 행동으로 표현하면 된다. 시부모님 또한 마찬가지다.


어른들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더 착하고, 시댁과 잘 지내고 싶어 하며, 나이 드신 어른들께 잘하고 싶어 하는 어린 며느리들도 많다.


다만 살아온 시대가 다르고, 생활방식도 달랐다 보니 생각하는 방식이 어른들과 조금 다른 부분이 있어 그게 조금 예의 없어 보일 수 있을 뿐이지,


그 ' 마음. 진심 '을 들여다보면 며느리도 나름 못하는 걸 알면서도 최대한 잘해보려 애를 쓰는 부분도 많다는 점을.. 누군가 알아봐 주기만 해도 며느리들은 고마워한다.


하지만 만약 이것도 힘들다면?

재산을 많이 주시면 된다.


법륜스님의 영상으로 접한 사연이다.

딸이 엄마를 만나기 싫어한다는 한 어머니분의 사연에 스님이 답하신 말씀 중 일부이다.


" 한번 만날 때마다 100만 원씩은 주세요. "



음.. 물론 이렇게 화목한 시부모님과, 남편의 부인을 아끼는 마음.. 정도로 마무리가 되면 얼마나 행복하고 좋을까?


사람 인생,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긴 병에 효자 없고,

인간은 간사한 동물이라 했던가?  


한 여자의 입장에선 결혼식 없이, 원하던 신혼여행도 없이  시댁 신혼에 시부모님 간병까지..

원망스러운 일이 하나도 없었을까.


그건 다음 편에 마저 이어가도록 할게요.. ^^




며느리의 시부모님 간병일기


결혼식 보다 결혼생활


개 같은 남편


봉사일기


종갓집 며느리의 생각 한 자락





저와 남편은 사람의 근본적인 심리를 알고자 둘 다 동물 심리부터 공부하기 시작했고, 같은 대학원 같은 학과에서 부부가 함께 박사 수료를 했습니다.


그리고 심리 상담 센터를 오픈하고 전국의 수많은 아내분들과 남편분들을 상담해 드리고,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부 및 시댁과의 갈등 관련 상담 및 세미나. 출판. 방송 촬영 등이 필요하시면 아래로 연락하시면 됩니다.


Contact: animalsoul@naver.com (종갓집 며느리 노예원)

사람과 동물 복지 향상을 위한 강의 및 방송활동

아래는 다음 이야기들을 담은 링크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만 참고하시면 됩니다~^^


2. 봉사활동

2-1. 1365 소개 (정부산하기관) - 개별 봉사

2-2. 세사모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 함께 봉사

2-3. 세사모 봉사 분야, 참여방법


3. 브런치 응원금

3-1. 내역 공개

3-2. 정산 방법

3-2. 사용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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