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비 새는 반지하에서라도 함께 살래요? 남자의 프러포즈

허세 있는 남자는 거르자.



보통의 남자분들이 여자분들에게 프러포즈할 땐

" 당신 손에 물 안 묻히게 해 줄게! 내가 행복하게 해 줄게! " 라며 프러포즈 반지를 내밀기 마련인데요 음..


제 생각엔 배신감을 덜 느낄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미리 사실대로 얘기하는 좋겠지만..

아마 이렇게 얘기하면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 할 여성분들이 계실지는 모르겠네요.


- 결혼하면 나는 장인장모님께 안부 전화 자주 못 드려도 당신은 여자니까 시부모님께 전화 자주 드리고 편찮으실 때 정성을 다해 잘 모셔주면 좋겠어.  


- 또는 당신 애 낳아도 일할 거지?


- 애는 당신이 엄마니까 더 많이 키워야 알았지?


- 당신이 명절 제사일로 아프고 스트레스받아도 나는 오랜만에 친구들 좀 보고 올 거야.


- 내가 술 먹고 늦게 들어와도 너무 구박하지는 마.


- 당신이 나이 들고 살쪘을 때 당신보다 더 어리고 예쁜 여자들에게 눈길이 가더라도 질투하지는 마.



하하. 아무리 세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여기가 대한민국인 이상 아무래도 결혼은 여성들에게 힘이 드는 제도인 것은 사실인 같습니다.


뉴스에 나온 통계를 보니 10명 중 6명은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공평하게 분담하는 경우는 2명에 그쳤다고 하네요.


실제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남자가 21.3%, 여자가 20.5%로 모두 20% 남짓에 그쳤다고 합니다.



엄마를 두고 다른 여자와 바람피우는 장면을 목격하며 자란 여자 아이는 성장해서도 남자를 잘 믿지 못하는데요,


그 이유는 바람피우는 남자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바로 ' 허세 ' 가 있다는 겁니다.


사소한 자랑거리도

한도 끝도 없이 부풀려 얘기하고,

남의 입이 아닌 자기 입으로 얘기하는 것 말이지요.


허세 많은 남자들은 프러포즈할 때도 마치 자기랑 결혼하면 하늘의 별이라도 따다 줄 것처럼 얘기하는데.. 저는 그런 말들을 믿지도 않고, 그런 허세 쩔은 말들이 좋게 들리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남편의 이런 프러포즈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 비 새는 반지하 방에 살아도 괜찮겠어요? 대신,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해 줄게요.

그리고 우리가 번 것은 어려운 사람과 동물들을 위해서 쓰면서 우리도 노력한 만큼만 행복하게 삽시다. "라고요.


누군가는 이런 프러포즈를 선호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저에겐 허세 없이 깔끔한 그 말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만 위해서가 아닌.

나 이외의 존재들을 생각할 수 있는 남자라면


여자가 좀 늙고 병들어도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진 않을 거란 믿음이 생기니까요.


게다가 허세는 언제나 욕심에서 비롯되는데,

그렇게 욕심부리며 남들에게 사기 치다 하늘의 그물에 걸릴 일도 없이 안전하니까요.


노력한 것보다 더 많이 바라는 마음은 언제나 화를 자초하지만.

노력한 '만큼만' 행복하자는 그 마음은 온전히 누려도 되는 것이니까요.




돈이 없어서 그렇지,

돈만 있다면


여자들은 명품 가방과 보석 등을,

남자들은 술과 여자 등을 탐하기 마련입니다.


사회적으로 꽤나 유명한 사람들도 저런 것들로 유명세를 치르는 것들을 보며 느낀 바이고요.


모두 '허세'에서 비롯되는 욕심이자, 스스로 화를 자초하는 것들이지요.


알면서도 놓기 힘든, 막상 앞에 금은보화가 보이면 침을 흘리고 달라들 밖에 없는..  


그래서 돈 앞에서는 부모 자식도 없이 싸우고 달려들기 쉬운..


생명의 소중함과 존귀함은 돈 앞에서 밀리기 쉬운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긴 합니다만.


적어도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만큼은 본능적으로 ' 순수한 진심 ' 을 지향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물론 남편은 제 이상형이기도 했습니다.


주중에 일해도 주말에 함께 나가 길에 있는 쓰레기 줍자고 하면 기꺼이 같이 주울 수 있는 남자, 봉사활동 다니는 남자가 제 이상형이었거든요. ^^


결혼 전에 아무리 소개팅을 해봐도, 쓰레기 줍는 걸 좋아하는 남자는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오히려 제가 이상한 사람으로 보였겠죠? ^^;)


내일은 처음으로 장애인분들을 위한 봉사를 가는데요, 봉사활동 선배님이자 작가님이신 꿈꾸는 소년님의 장애인분들 봉사활동 브런치글을 읽으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저를 위해서만 살아도 행복하지만,

어려운 분들을 위한 정성을 쏟는 것도 참 행복하네요.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